억대 부농 성공비결 - '하수오 사랑'에 빠진 김충식씨

철저한 준비로 '인생 2막'
보은의 지역적 특성 활용 고랭지 약초재배 공부
씨앗, 포트 이식기술 개발…귀촌 8년만에 전국 '러브콜'

2013.03.05 18:44:21

보은군 내북면 김충식씨가 직접 재배한 하수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순자기자
국문학도가 하수오와 사랑에 빠져 촌부로 변신했다.

올해로 귀촌 8년 차에 접어든 보은군 내북면 김충식(51)씨.

계획없이 귀촌했던 그가 보은은 물론 전국에서 '하수오' 좀 안다는 이들의 러브콜을 받기까지 촌부 김씨 생활은 10년 전과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고 한다.

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귀촌을 선택했지만 농업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좌표를 찾았다는 김씨는 1만6천500㎡(5천평)에서 하수오를 키우는 농부다.

하수오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오랫동안 재배되어온 약용식물로 한방에서 3대 명약으로 신장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하수오는 최근 뿌리를 차로 끓여 마시면 흰머리를 검게 만들고 탈모에 좋다는 입소문에 빠르게 대중화되는 추세다.

최근 하수오의 시장성이 커지면서 김씨의 하수오를 찾는 사람들도 덩달아 많아졌다고 한다.

"고향으로 내려와 보은에서 유명한 벼농사를 짓고 한우를 키웠어요. 그러나 벼는 가격이 낮아 경제성이 없었고 한우는 사료가격 폭등 등 장기적으로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은의 고랭지 기후를 활용한 고소득 작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보은은 고랭지로 약초 재배지로 적합하다는 판단이 섰던 김씨는 약초 재배를 위한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약초를 공부했다. 이어 20명의 농가를 모집해 속리산약초사랑작목반을 결성했다.

김씨가 특히 관심을 가진 약초는 하수오였다.

"약재로 쓰이는 하수오는 '적하수오'로 붉은 색을 띠는데 이것이 효과가 제일 있다고 친대요. 백하수오로 불리는 '백수오'는 약효가 그만 못하고 중국산 하수오로 불리는 '이엽우피소'는 전혀 약효가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모르고 하수오라고 비싼 값을 주고 산다는 얘길 들으니 언젠가 적하수오의 진가를 알아줄 날이 올 거라 믿었죠."

적하수오를 찾기 위해 인근 산을 샅샅이 뒤졌지만 약초꾼들로 인해 적하수오를 구하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다행히 김씨의 지인이 무인도에서 적하수오를 공수해오면서 그의 계획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그는 뿌리를 심는 방법을 탈피해 씨앗을 받아 포트에 이식하는 기술을 스스로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하수오 재배면적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하수오는 3년생 기준 ㎏당 5만원, 평당(3.3㎡) 7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하수오는 3년이 되면 약재로 쓸 수 있는데 마디마디마다 열려서 3년생된 하수오는 약재로 1~2년 된 하수오는 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

그는 분말, 진액 등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백숙 등에 첨가해 요리로도 활용할 수 있어 하수오에 대한 전망을 밝게 진단했다.

김씨의 하수오 재배성공 비결을 듣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는 것도 하수오에 대한 전망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40여명, 올해 들어서도 2개월간 10여명이 그의 농장을 찾아 배우길 청했다.

어떤 때는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성공한 귀농귀촌인으로 그는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이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귀농귀촌에 성공하려면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해요. 환상에 젖어 무턱대고 시골에 내려왔다간 이도 저도 안되죠."

하수오 외에도 곰보배추, 잔대, 삽주 등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쌈채소로 활용할 수 있는 약초를 대량으로 재배해 소비자들에게 보급하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김씨는 30여가지 약초를 집 주변에 심어 놓고 시험재배를 하고 있단다.

"잔대, 삽주, 도라지 등은 뿌리와 잎을 모두 먹을 수 있는 약초로 웰빙과 힐링 등 최근 화두가 되는 삶의 방식을 실현할 수 있는 먹을거리라고 생각해요. 또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약초는 생명력이 강하고 해충에도 강한 특징이 있어 제초작업만 해주면 관리가 쉬운 품목이에요."

끊임없는 노력으로 농촌 부흥을 일으키려는 김씨의 뚝심은 경쟁력을 잃어가는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의 : 충북 보은군 내북면 두평길9, ☏043-543-1522, 010-3461-4567.

/ 안순자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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