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부농 성공비결 - 보은 방울토마토 농장 권중돈씨

원자력 엔지니어 그만두고 귀농
"경험자 비결, 나만의 기술로 습득"
日수출 등 연간 1억 5천만원 매출

2013.05.30 20:15:09

웰빙 시대에 크게 주목받고 있는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며 부농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권중돈(40·보은 탄부면 벽지리)씨. '억' 소리나는 매출에 힘든 농사일도 즐겁게 웃으며 일하고 있다.

ⓒ이주현기자
"부농성공비결? 그런 게 있으면 나 좀 알려줘 봐."

보은군 탄부면 벽지리에 있는 방울토마토 농장(달빛 농장)을 운영하는 권중돈(40)씨. 지금은 연매출 1억5천을 달성한 어엿한 농업법인 대표로 '귀농인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가 됐지만 그가 방울토마토 농사로 성공하기까지는 아픈 시련이 있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년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원자력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그는 삭막하고 딱딱한 사회생활에 지쳐 회사를 나왔다. 고향인 보은에서 벼농사를 짓는 아버지에게 무턱대고 귀농을 하겠다고 때를 썼다.

"처음 귀농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엄청 말렸지. 귀농할 거면 앞으로 연락도 하지 말라는 말도 하셨어. 아버지는 자식이 남들같이 직장생활 하고 평범하게 살았으면 했던 거야. 그런데 자식 이기는 부모 있나. 결국 설득하고 고향으로 돌아왔지."

귀농한 권씨는 보은군과 농업기술센터를 수시로 오가며 유망 작목 선택을 위해 발품을 팔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억대부농에 한 발짝 다가갈 기회를 맞게 된다. 벼농사를 하던 지인이 농림식품부가 귀농인을 대상으로 귀농교육을 한다는 소식을 귀띔해준 거다. 그는 어린 아들과 아내를 뒤로한 채 천안에 있는 연암대학으로 3개월간 합숙 교육에 들어가게 된다.

"귀농 교육받으면서 가장 고민하는 게 지역 선택이야. 어디서 무슨 작물을 키우느냐가 가장 큰 문제지. 나 같은 경우는 역 귀농이다 보니까 어디서 씨를 뿌려야 할지 고민은 하지 않았어. 아버지가 닦아놓은 땅에 무얼 심어야 할지만 생각하면 됐거든."

그는 최근 핵가족과 1인 가족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소포장 제품과 한번에 먹을 수 있는 번거롭지 않은 작물이 유망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방울토마토를 유망 작목으로 선정한 뒤 마침 동네 방울토마토 농민들이 조직한 속리산시설원예작목반에 가입하게 된다. 1년여 동안 작목반원들의 농장을 방문해 재배기술을 습득하면서 본격적인 재배에 돌입했다.

"중요한 건 책을 통해 습득한 이론과 전문가의 조언, 그리고 경험자의 비결을 나만의 기술로 만들어야 해. 책만 갖고 백날 공부해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그렇다고 해서 성공한 사람의 비법을 고민도 안 하고 갖다 쓰면 망하는 지름길이야."

권씨는 농부가 흘린 땀방울만큼 땅은 정직하게 보답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방울토마토 재배 1년만에 46t을 생산해 1억4천37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엔 1억5천만원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그가 가입된 속리산시설원예작목반은 1년에 2기작으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해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모두 650t을 일본에 수출해 260여만 달러를 벌여들였다.

엔저 현상은 이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FTA 타결을 기회로 수출물량을 증가하고, 수출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무역회사를 통한 해외 바이어와의 접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업은 투자하더라도 수익이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준비를 잘했어도 지치기 마련이야. 나 같은 경우는 부모가 농사기반이 있으니까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왜 귀농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어. 시골이나 도시나 일하는 건 다 똑같아. 업종이 틀릴 뿐이지. 근면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어딜 가도 도태되기 마련이야. 시골이나 도시나 가장 중요한 건 열심히 부지런하게 일하는 거 외엔 부농의 성공비결은 없어."

보은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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