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개최된 해로 총 58만명이라는 역대 최대의 관람객을 기록하면서 청주를 명실 공히 세계 공예문화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 시켰다는 평과 함께 새로운 문화산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청주시민의 문화센터 역할을 담당해온 청주문화원이 개원 50주년을 맞는 해로 반세기에 걸친 성과들이 성숙된 시민의식과 교양을 쌓아 가는데 엄청난 공을 세웠다.
반면 충북예술인들의 대표 축제인 청풍명월예술제에 대한 시민 참여가 저조해 축제를 특성화할 대책마련이 요구됐으며, 오디션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갈등을 겪어온 청주시립국악단에 대한 향후 문제가 관심사로 남게 됐다.
다사다난했던 2007년 한해 문화계를 돌아본다.
청주대교수
올해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중 미술계는 국내 대표적 미술품 경매업체에서 전체 낙찰된 총액이 1천260억 원에 달하는 등 역대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작가들의 작품가격 폭등으로 투기를 우려하는 와중에 터진 신정아 사건과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사건 등으로 후반기 미술시장은 급속히 냉각되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그리고 미술품의 과열된 호황 현상은 서울권에 국한된 것일 뿐이어서 서울은 호황, 지방은 불황이란 양극화 현상이 극명해 지방의 화랑들이 서울로 진출을 모색하는 변화가 일기도 했다.
충북 지역의 문화예술은 각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들이 펼쳐졌으나 대체로 예전과 비교해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한 해로 예전 수준의 평이한 활동에 그친 반면, 예매 제도가 점차 활성화되는 등 지역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참여도는 높아졌고 관람 매너도 향상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 중에서도 극단 청년극장이‘직지그 끝없는 인연’으로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여러 극단의 계속적인 공연활동으로 창작극을 무대에 올리는 등 공연 분야의 괄목할만한 활동이 눈에 띈다. 미술계에서는 예년에 비해 개인전이 많이 열려 작가들이 활발한 창작력을 발휘한 반면 기존의 규모가 큰 전시들인 충북국제아트페어,충북미술대전, 충북여성미술작가전 등의 대규모 전시는 답보 내지 퇴조의 경향을 보여줬다.
그런 와중에 지역 미술가들에게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전시행사를 통해 시민 미술수준 향상과 문화도시 위상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40여억 원을 들여 3월에 문을 연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공동 워크숍 개최와 15명의 입주 작가 전시회 등을 통해 지역작가와 외부 전문가, 일반인 등의 소통을 모색하고, 동시대미술의 다양한 담론과 유용한 정보 제공 및 미술창작스튜디오의 전문성을 소개하여 지역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어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가 크다.
또한 올해로 5회째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이미 매회 지적된 문제점이 올해도 예외 없이 반복
됐다. 이번 행사에 대해 주최측과 지역언론은 성공적 평가라 자평하는 반면 비판적인 목소리 또한 높다. 50여 개국 2천여 작가가 참여한 전시에 58만 명이 관람했다는 외형적 수치에도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행사로 인해 청주가 공예도시로 얼마나 변모했는지, 지역발전에 공예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자문해보면 결론은 간단하다.
청주의 공예 이미지 구축 등 정체성 논란과 공예산업을 통한 지역발전의 요원함에 대한 대안제시가 부재인 상황에서 세계적 행사였느니, 성공적인 행사였느니 하는 자평은 실제 체감과는 거리가 먼 자화자찬에 불과하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지속되려면 청주시가 지향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행사여야 한다. 논란의 핵심은 청주시와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 제구실을 못함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도립미술관 건립 추진이 암초에 걸렸다. 도립미술관 건립은 지역예술인의 숙원이다. 그러나 몇 백억 원씩 들여 미술관을 신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지만 중국 북경의 798예술특구처럼
폐공장을 활용하여 예술단지로 변모시키는 방안도 예산 절감과 활용도 면에서 검토할 만하다. 그리고 당장 미술관 건립도 중요하나 향후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부
족했기에 추진단계에서부터 공청회 등을 통한 폭넓은 의견수렴과정을 거쳤으면 한다. 그래야 향후 다른 시·도에서 겪는 운영비용의 부담을 줄이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문화부가 올 9월부터 기업의 접대비 지출 중 공연입장권, 음반 및 간행물 구입비 등에 대해 추가로 세제 혜택을 주는 문화 접대비 제도를 시행한다 하여 문화예술계는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
같은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이제는 외형적인 면보다 내실을 기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문화예술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