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산업의 위기와 대처 ⑦ 중국 옌타이지방의 포도산업

장유와인, 다양한 가격대·제품으로 시장 확보

2007.11.21 08:46:33

중국 산동성 옌타이는 과일과 해산물의 도시이다. 하지만 옌타이는‘포도주의 고장’으로 더 유명하다.
115여년 전부터 장유포도주 회사가 처음 포도주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옌타이는 포도주와 벗어나지 못하는 숙명을 갖게 되었다.
적절한 천연 환경으로 인해 이 곳은 사과와 포도가 많이 나고 국외에서 도입된 기술은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주를 국내외에서 괄목할만한 위치에 있도록 만들었다.
옌타이는 올해 1회 국제 포도주 축제를 개최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제 포도주협회에 의해‘포도주 마을’로 명명된 중국 포도주의 대표 도시이다.
이번 호에서는 중국 포도주의 역사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장유포도주회사의 장유와인을 중심으로 한 옌타이 지방의 와인산업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중국 와인의 시작

중국의 대표와인으로 자리잡은 장유와인은 지금으로부터 115년전인 1892년 장비시가 옌타이에 장유양주회사를 설립하고 유럽에서 들여온 비니페라 품종의 포도 묘목을 심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장비시는 오스트리아 현지 영사를 와인 메이커로 고용해 4년 후 중국에선 처음으로 빈티지 와인을 만들어냈고 19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파나마 태평양 박람회에 출품했던 브랜디, 붉은 포도주, 베르무트 (vermouth), 레스링 등 4종류의 브랜디와 와인은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장유는 현재 리슬링과 샤르도네의 화이트 와인,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의 레드와인은 물론 브랜디등 연 생산 8만톤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도 한다.


△중국 최초 와인브랜드 옌타이 장유와인

중국하면 모든 사람들이 중국 고량주를 생각하게 되고, 중국인들이 와인을 생산하고 마신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기존의 술을 고집하고 있던 중국의 소비자는 주로 서구 식습관의 영향과 소득수준의 상승으로 점차 와인을 받아들여 지금에는 부유한 젊은이에게는 멋진 분위기 있는 술로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중국 고위층과 엘리트들에게 이미 와인 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

현재 중국산 와인이 중국 와인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기 상위 10개 와인 제품은 모두 중국인이 현지에서 생산한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산 와인의 품질과 맛에 있어서 수입품과 별 차이가 없으며 가격도 저렴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제품과 넓은 판매망을 가지고 있는 ‘장유’가 중국 와인산업계의 선두주자인 것은 확실하다.
△장유 포도주 박물관

중국 포도주의 대명사인 장유포도주 회사는 본거지인 옌타이시에 장유포도를 홍보하는 술문화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옌타이시 지부구 6거리에 위치한 장유술문화박물관은 장유회사 창립 110주년을 맞이해 2002년 9월에 개관했다.

이 박물관은 역사실·영상실·서예실·진품실 등 4개 홀로 구성되어 있어 중국의 당 서기들이 방문한 기록과 외국 와인 기술자들의 기술 전수, 국빈들의 만찬 시 외국 귀빈들에게 중국의 전통주 대신에 사용되었던 일화 등 115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장유포도주회사의 전모를 볼 수 있다.

이 곳 지하 7m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술 저장고가 있다. 바닷가로부터의 거리가 1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지만 사계절 항상 14℃의 온도와 70~80%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 2천666㎡의 넓이에 천여개의 오크통을 저장할 수 있는 이곳에는 백년이 넘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오크통 세개가 아직도 보존되어있다.
장유술문화박물관 매니저 쏭웨이(여·28)씨는 “술 문화 박물관은 원래 와인을 생산하던 곳으로 지금은 장유와인을 알리는 홍보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1일 2천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지하 저장고에 마련된 시음코너와 판매코너를 통해 연간 2천만 위안(한화 26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 카스터 술 농장

장유술문화박물관에서 자동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장유카스터 술농장은 유럽식 정원을 갖춘 유럽식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 곳이 장유 양주회사와 프랑스 카스터 그룹이 공동 합작한 술 농장이다.

140ha의 부지 면적의 술 농장은 한 동의 중 유럽식 건물이 중심이고, 특별히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미셀 미라(Micel Mira)를 초청해 계획 설계한 것으로, 유럽 정원의 특색을 충실히 살리고 있다.

장유 카스터 술 농장은 국가에서 지정한 AAAA급의 여행 관광지이고 전국에서 첫번째의 공업 여행지의 모범으로, 중국 첫번째의 전문화된 양조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이 곳은 포도의 생산· 여행· 관광기능을 모두 갖춘 고급 휴가지로서 명성을 굳혀가고 있다.

카스터 술 농장은 스페셜 오더 제도를 제공하는데, 자신이 직접 포도의 품종을 선택하고 술의 연수, 좋아하는 맛, 술의 저장하는 위치와 돈 내는 방식, 배달 수량,배달 위치를 지정해 자신이 원하는 개성적인 포도주를 받아 볼 수 있다. 또 포도주를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으며, 무료로 3년 동안 지하 보관소에 저장이 가능하다.
중국 현지 코디인 이혜민(여·23·북경대학)씨는 “중국인들은 장유와인이 없었다면 중국인들이 이렇게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유와인회사와 옌타이시는 상호 성장을 돕는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장유와인은 가장 오래되고 크고 좋은 와인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기업을 운영해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고급화로 국제화

장유와인은 외국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세계와인시장에서 지위를 높여가고 있으며 고급제품 시장으로의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미국·프랑스·포르투갈·중국 등 5개 나라가 공동 출자한 ‘장유북경국제포도주농장’ 사업은 향후 고급 제품의 핵심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장유는 연태장유선봉국제양조업회사를 설립해 양주 대리 업무를 전개했고, 6월에는 고급브랜디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프라핀(FRAPIN)꼬냑사와 협력해 프라핀의 모든 브랜디상품의 국내 및 면세시장(홍콩,마카오 포함)에서의 독점 공급권을 획득했다. 포도주, 브랜디,샴페인, 건강주 등 4대 분야 외에 장유는 또 아이스 와인 생산 기술을 도입해 국내시장에서 우위를 독점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와인업계의 선두주자인 연태장유포도주이 연 40%의 실적 증가율에 대한 주요 엔진으로 상품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장유는 제품 포지셔닝, 상품고급화 등 마케팅 전략을 펴 업계 선두업체의 위상을 확보했으며 2008년까지 세계 10대 포도주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옌타이 국제와인축제

중국의 해변 휴양지인 옌타이는 지난 9월23~10월 7일까지 1회 국제 와인 축제를 열어 세계에서 몰려온 와인업체 관계자들과 와인 마니아로 북적거렸다.

옌타이는 세계와인기구(OIV)가 정한 아시아 유일의 국제 포도주 도시로 일조량이 많고 토양도 포도 심기에 적당해 와이너리가 몰려 있는 곳이다.

이 행사는 중국이 미주와 유럽 중심의 와인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행사로 기획한 것으로 이 와인박람회엔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칠레·미국 등에서 온 300여 개의 와이너리가 부스를 차렸다.

축제기간동안 와인타운으로 변한 옌타이시 래산구에는 와인 도소매 판매를 비롯해 와인 경매도 벌어졌고 곳곳에서 시음회와 세미나, 콘서트가 개최됐다.

옌타이 와인 제조사들은 관람객에게 아시아에서 최초로 지어진 와인 지하 저장고와 세계에서 가장 큰 술통 등을 보여주는 와이너리 투어도 제공했다.

옌타이시 측은 “중국은 세계 7위의 와인 생산국으로 옌타이가 중국 와인의 40% 이상을 생산한다”며 “앞으로 국제 와인 축제를 정기적으로 열어 전 세계에 우리 브랜드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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