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당경찰서 과학수사팀이 불에 타 잿더미로 변해버린 빌라 A동 측면을 살펴보고 있다. 화재 당시 불길은 MDF합판으로 만들어진 건물 측면을 타고 건물 전체로 확산됐다.
ⓒ강현창기자소방차 3분 만에 도착… 불길 '활활'
○…지난 30일 오후 7시28분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안덕벌 한 빌라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 처음 신고를 한 사람은 옆 건물 편의점 주인. 3분 후 율량119안전센터가 선착, 화재 진압에 나섰으나 불길은 삽시간에 옆 건물로 옮겨 붙어.
소방차량 30여대 동원됐지만…
○…화재진압에는 소방관 198명, 의무소방대원 21명, 경찰 10명, 유관기관 관계자 4명 등 230여명이 동원. 펌프차량 12대, 물탱크 차량 2대, 굴절사다리차량 1대, 화학차량 1대, 구조차량 3대, 구급차량 3대, 헬기 등 화재진압 장비도 총동원됐지만 대부분 무용지물. 원인은 좁은 진입로와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
"이를 어째" 주민들 발 동동
○…화재를 지켜본 주민들은 "이를 어쩌나…"라며 애태우는 모습. 오후 9시50분께 건물에 시신 1구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침울. 결국 오후 10시10분 시신이 소방관들에 의해 밖으로 운구. 이 건물 4층에 살던 중국인 C(25)씨로 밝혀져. 병원에서 남편 의 생사 소식을 기다리던 20대 중국인 부인은 실신. 부인은 화재 발생 후 서툰 한국말로 "내 남편이 4층에 있다"며 직접 사다리를 타고 건물에 진입하려다 소방관들에 의해 제지당하며 주변을 안타깝게 해.
소방관이 골목 제설작업까지
○…화재가 발생한 안덕벌 골목길은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진화작업에 어려움. 이날 오전 6시 청주시는 시 산하 전 공무원과 각 동 자율방재단 등 5천여명을 동원,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이곳은 눈이 그대로 산적. 시는 "내 집 앞 눈치우기에 시민들이 잘 동참하지 않는다"고 해명. 설상가상으로 살수차에서 뿌려진 물까지 얼어붙어 소방관들이 직접 염화칼슘을 뿌리며 제설·제빙작업에 나서. 한 주민은 "화재 진압 외적인 부분은 경찰과 지자체가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며 "어떻게 소방관이 제설작업까지 하느냐"고 쓴소리. 상당구는 화재진압이 끝난 다음날 새벽 2시부터 얼어붙은 길에 대해 긴급 복구 작업.
/ 임장규·강현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