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 장북 물놀이 장소 점검 - 청원 옥화대·금관숲

곳곳 쓰레기 천지…지린내 코 찔러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 관리도 엉망
일주일마다 오물수고…악취 진동

2010.08.01 19:59:25

편집자 주

본격적인 피서철이다. 무더위를 식히는 데는 '물'이 최고다. 도내 유명 물놀이 장소도 여느 해처럼 피서객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물이 더럽거나 관리가 엉망이라면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 지역의 상황은 어떤지 지난 주말 청주권 유명 쉼터인 '청원 옥화대·금관숲'과 전국적인 유원지인 '괴산 화양동 계곡'을 찾아가봤다.

청원군 미원면 금관숲를 찾은 피서객들이 정자에서 음식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영하 인턴기자
충북 청원군 미원면에 위치한 옥화대와 금관숲. 청원군이 자랑하는 옥화9경(玉花九景) 중 4경과 6경에 해당한다.

옥화대는 추월정, 세심정, 만경정 등 3개의 정자에 앉아 옥화9경 중 3경인 천경대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며, 금관숲은 높이 30m에 달하는 굴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이다. 두 곳 모두 그늘이 시원해 피서지로 인기다.

옥화대에 들어서자 강렬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른다. 입구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듯 변기가 누런 찌꺼기로 덮여 있었다.

용변 후 손을 씻을 세면대도 없었다. 관리인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 청소를 한다"고 했으나 자주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무언가 썩는 냄새가 코를 괴롭혔다. 화장실 뒤쪽 외벽에 산더미처럼 쌓여진 쓰레기에서 풍기는 냄새였다. 피서객들은 이러한 화장실을 피해 대부분 노상방뇨를 했다.

청원군 미원면 금관숲에 설치돼 있는 취사대가 각종 음식물 쓰레기들로 뒤덮혀 있다.

ⓒ이영하 인턴기자
금관숲의 상태도 비슷했다. 면적 7천934㎡에 달하는 큰 규모의 숲이지만 화장실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옥화대와 달리 세면대는 있었으나 더럽긴 매한가지였다. 피서객마다 코를 부여잡은 채 얼굴을 찡그리며 지나갔다.

이곳 화장실 외벽에도 쓰레기가 높게 쌓여 있었다. 금관숲을 관리하는 청원군은 피서객들에게 성인 1천원, 학생 700원, 어린이 300원의 오물수거료를 받고 있으나 관리는 엉망이었다. 텐트를 칠 경우 4천원의 추가요금을 받는다고 했으나 어디다 쓰이는 지 의아했다.

현지 관리인은 "피서객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린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나 현장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의 피서객들은 종량제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머문 자리에 잘 정리해놓고 떠났다.

문제는 수거였다. 현지 관리인은 "청원군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쓰레기를 수거해간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보면 혹서기에 쓰레기가 일주일씩 방치된다는 얘기였다.

가족과 함께 금관숲을 찾은 송모(38)씨는 "차에서 내리는 순간, 화장실 냄새가 너무 고약해 다시 집으로 갈까 고민했다"며 "경치 좋은 산이 아니라 '쓰레기산' 구경에 오줌 냄새만 맡다 돌아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 이영하·장원준·표소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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