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味親) 사람들 - 청주 성화동 '천상대게'

2017.11.12 14:15:24

대게와 킹크랩 등 메뉴는 먹기 좋게 손질한 뒤 한번 더 쪄내 손님 상에 올린다.

[충북일보] 생선가스, 두부김치, 조개탕, 꽁치구이, 열무김치, 부침개, 샐러드….

청주 성화동 '천상대게'에서 테이블당 5천원으로 즐길 수 있는 상차림이다. 보통의 식당들이 사람 수대로 상차림 가격을 책정하는 것과 다른 방식을 택한 건 박상도 대표의 뜻이었다.

20여 년 간 몸 담았던 전기공사업을 떠나 새로운 업종에 발을 디딘 그는 손님으로써 느꼈던 모든 것들을 '내 가게'에 담아보고자 했다.

박상도 대표

천상대게의 수족관과 대게를 찌는 장소, 요리를 준비하는 주방은 모두 훤히 들여다보인다. 평소에도 깔끔한 성격의 박 대표는 꽉 막혀있는 식당 주방을 보면 못미더운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자신의 식당에서는 손님들과 모든 과정을 공유하면서 조금 더 위생에 신경 쓸 수 있도록 했다.

다른 곳보다 낮은 주류 가격도 눈에 띈다. 스스로를 '애주가'라고 밝힌 그는 외식을 할 때마다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주류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1병을 먹어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도록 예전의 익숙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대게와 킹크랩, 랍스타는 먹기 좋게 손질돼 손님상에 오른다. 여타 가게들과의 차이점은 여기에도 있다. 손질을 마무리한 음식들은 한 번 더 쪄내 따뜻한 상태로 손님들에게 전해진다. 10분여의 손질 시간동안 식어버리는 것을 경계해서다. 따뜻하게 상에 오른 대게와 킹크랩은 가장 맛있는 온도로 손님들에게 첫 맛을 선보인다.

꽤 오랜 기간 배우며 장사를 준비했지만 막상 가게를 열고나니 또 다른 시행착오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게를 쪄보면서 감을 익혔지만 도구에 따라 달라지는 불과 증기는 다시 초보자의 자세로 돌아가게 했다.

2주 정도는 주문을 받은 게들을 내주고 또 한번 준비해 손님 상에 올리는 게 정해진 순서였다. 조금만 시간을 놓쳐도 살이 녹아버리는 특성상 아쉬움이 많았다. 손님들의 양해를 구하고 두 배의 물량을 쓰기 일쑤였다.

테이블당 5천원으로 맛볼 수 있는 푸짐한 기본 상차림.

하지만 시간이 걸릴지언정 한 차례도 손님을 실망시키지 않았던 박 대표의 자세는 단기간에 많은 단골들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가장 좋은 것으로 대접하려는 그에게 믿음이 생긴 손님들은 그 믿음을 쉽게 거두지 않았다.

열무김치와 두부김치 등의 밑반찬들이 유독 사랑받는 이유 또한 가게 가까이에 있다. 천상대게 뒤로 펼쳐진 넓은 밭은 박 대표의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으시는 땅이다. 이곳에서 나는 고추, 파, 배추, 열무 등이 반찬으로 재탄생해 가게로 들어온다. 번화가가 아님에도 애써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은 이유는 한 두가지에 그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블로거들의 한줄 평

블로거 윤수정-꽉 찬 킹크랩 살을 게딱지에 담긴 내장에 찍어먹으니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이 극강이다.

블로거 신승호-다른 가게보다 kg당 단가가 1-2만원은 저렴한 것 같다. 여럿이 와도 부담 없는 착한 가격.

블로거 박양우-상차림 가격부터 대게 가격까지 좋다. 살이 꽉 차서 식감도 좋고 볶음밥으로 마무리 하니 깔끔하다.

블로거 오은주-저렴한 상차림 가격에 밑반찬이 알차게 나와서 좋다. 손질이 돼있어 먹기도 편하다.

블로거 서미연-역시 대게와 킹크랩은 언제나 옳다. 가득한 살을 많이 먹어 느끼할 때쯤 라면과 볶음밥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

블로거 최은경-통통한 킹크랩과 부드러운 대게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밑반찬들도 손 안가는 것 하나 없이 먹기 좋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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