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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13 13:40:45
  • 최종수정2017.08.13 15:58:00

1kg 4미짜리 장어와 다양한 밑반찬들로 구성된 서호장어구이 상차림.

[충북일보] 청주 가경천에서 1년에 한번 장어 치어와 미꾸라지를 방생하는 이가 있다. 가경천 앞에 위치한 서호장어구이를 운영하고 있는 연규진 대표가 연례행사로 하는 일이다.

연 대표는 "장어 집에서 하는 일치곤 이상하긴 하지만 장어가 계속 있어야 장사도 계속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느냐"며 독특한 행사에 대해 설명했다.

연규진 대표

올해로 18년째 성업 중인 서호장어구이는 청주 민물장어계의 터줏대감 격이다. 10여 년 동안 돼지갈비 장사를 했던 연 대표는 어느 날 문득 업종 변화를 꾀했다.

민물장어를 선택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당시 4~5천원이었던 돼지갈비 가격에 비해 민물장어는 인당 1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 대표는 전라도 장어 식당의 운영 방식을 보고 확신을 얻은 뒤였다. 당시 상차림에 신경 쓰지 않던 청주지역 식당들과 확연한 차이를 발견한 거다.

한정식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젓가락이 닿을 곳이 많은 식탁은 승산이 있어보였다. 장어로 마음을 굳힌 뒤 1년 6개월 정도는 장어에 빠져살다 전문가를 초빙해 가게를 열었다.

가게를 열고 1달도 안되어 성과가 나타났다. 보기 드문 상차림과 1kg에 4미를 고집한 연 대표의 뚝심이 손님들에게도 통했다. '오픈발'이라고 폄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 '오픈발'은 몇 년이 지나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저가 장어를 판매하는 곳들이 늘면서 불편해진 점도 있다.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두껍고 큰 장어'가 없냐고 묻는 이들이 생겼다.

한 블로거가 장어 한 쌈을 만들어 촬영하고 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연대표지만 가게 곳곳에 장어에 대한 설명을 써 붙였다. 개업부터 지금까지 고집하고 있는 1kg 4미짜리 장어에 대한 변이다.

단가가 가장 비싼 원재료임에도 육즙과 식감 등 최상의 맛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고집의 이유다. 연 대표는 앞으로도 그 맛을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단다. 가게 곳곳에 설명을 붙인 뒤에는 일일이 설명하는 번거로움이 줄었다.

서호장어구이의 장어 맛에 수긍한 손님들도 다른 식당과의 비교를 그만뒀다.

장어 머리와 뼈를 5시간 이상 고아 만드는 어죽도 서호장어구이의 별미다. 장어의 영양소를 가득 담아 푹 삶아내고 얼큰한 맛을 내 밥알과 수제비, 칼국수 면발까지 끓인 추억의 맛이다. 포장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늘면서 어느새 가게의 효자 상품이 됐다.

몇몇 식당들이 그런 것처럼 잠시 손님들의 눈을 가리고 장난칠 수는 있다. 하지만 치고 빠지는 식의 영업은 적성에 안 맞는다는 연 대표다. 18년을 이어온 그의 뚝심이 변하지 않는 한 서호장어를 찾는 손님들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한 블로거가 초벌구이 된 상태로 식탁에 올라온 장어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블로거들의 한줄 평

블로거 장동민-품질 좋은 장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할만한 밑반찬들도 사려깊다.

블로거 안기원-자칫 느끼할 수 있는 장어구이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잡아주는 장어어죽. 약간의 칼칼함과 개운함에 어릴적 먹던 어죽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인상을 준다.

블로거 신승호-한정식 같은 기본찬에 장어를 초벌구이 해주니 먹기 좋다. 국내산 민물장어에 대한 신뢰도 깊다. 매콤한 장어죽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딱 좋다.

블로거 최은경-1kg에 4미라는 장어 크기 덕에 한조각이 입안에 쏙 들어가 특히 여성들이 좋아할 듯 하다. 두껍지않으면서 육즙이 살아있어 매력적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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