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인턴제 - "문서정리 등 단순업무만 맡겨"

전공 연관 부서 배치… 전문성 살려야

2009.07.07 18:34:35

편집자 주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기관등에서 대졸예정자 등 취업 준비생들이 근무하는 '행정인턴제'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지자체별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기간에 1~2개월 인턴으로 채용하는 '인턴십'을 운영해 왔지만 이같은 성격의 '인턴십'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행정인턴제가 그 취지는 좋지만 업무내용등이 단순 사무보조나 잡무에 그치는 등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처음 도입된 '행정인턴제'는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방학기간에만 운영하는 '인턴십'과는 달리 대졸 미취업자가 그 대상이다.

행정인턴은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최대 12개월까지 근무가 가능하고 보수는 월 약 100만원선이다. 서류전형·면접을 통해 채용하고 대졸 미취업자등에 대한 실업대책임을 감안해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도입된 '행정인턴제'지만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청년인턴제 만큼이나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청주시의 경우 올해 운영하는 행정인턴의 규모는 총 69명.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1기(35명)가 운영되고 있고 지난 달 부터 12월까지 7개월간 2기(34명)가 근무를 시작했다.

이들 대부분은 각 동과 구청 주민지원과등에 배치돼 업무를 보고 있다.

문제는 업무내용. 행정안전부는 행정인턴이 담당하는 업무를 각 기관의 수요에 따르도록 했지만 단순 사무보조나 잡무는 지양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실은 별개다.

청주의 모 구청에서 행정인턴으로 일하는 A씨는 "처음에는 아무 일도 주지않고 말붙이는 사람조차 없어 고민스러웠다"며 "지금도 문서정리, 팩스전송, 회의자료 준비 등 단순업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에 나가기 전 직접적인 업무를 배워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취지의 행정인턴제가 무색한 상황이다.

행정인턴제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응도 냉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책임소재가 따르는 업무는 맡길 수 없고 오히려 행정인턴 관리라는 업무만 늘었다는 불평이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행정인턴은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을 주고 취업준비자에게 실무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 중요 목표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행정인턴을 공직으로 흡수하는 방법 등 인턴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순업무보다는 전공과 자격증 등 전문성을 살리는 근무부서로의 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끝>

/ 홍순철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