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천농협 '불량고추장' 파문

식양청, 반품제품 재사용 적발… 지역 농민들 '망연자실'

2009.07.05 14:54:07

남제천농협이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고추장을 항공사 기내식으로 납품하다 적발돼 제조책임자가 구속되는 등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남제천농협이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고추장을 항공사 기내식으로 납품하다 적발돼 제조책임자가 구속되는 등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식품의약안전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지난 3일 유통기한이 지난 반품된 고추장을 유명항공사 기내식과 농협매장에 판매한 혐의로 남제천농협 청풍명월고추장공장 제조책임자 A씨(52)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변질돼 가스가 발생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고추장을 일반 고추장과 섞어 유명항공사 기내식과 농협매장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불법으로 만든 고추장 제품은 시가19억7천800만원(17만2천889㎏)상당으로, 이 가운데 쇠고기볶음고추장 약 170만개가 항공기 기내식으로 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나머지 생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등 30만개는 농협매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쇠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쇠고기볶음고추장은 변질되기 쉽고 식중독 발생 우려가 있어 철저한 소독과 살균을 거쳐야 한다"며 "그러나 남제천농협에서는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반품 제품을 소독이나 살균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재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제조업자의 죄질이 불량하며 국민 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구속수사를 했다"며 "관련 제품은 회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며 농협에 지속적으로 납품을 해 오던 애꿎은 농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으며 수십 년 동안 농협을 믿어왔던 농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유명 항공사에 지역 고추장이 납품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껴왔던 농민들은 이번 일로 사업을 중단되거나 축소할 경우, 올해 수매량도 장담할 수 없다며 하소연했다.

한 지역 농민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겠냐"며 "이번 일로 인해 지역 농업 전체 이미지가 타격을 입어 모든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파문이 확대되면서 해당 농협은 곧바로 홈페이지에 짧은 사과문을 게시하고 모든 생산 활동을 중단했다.

남제천농협은 사과문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그동안 남제천농협 청풍명월 생고추장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현재 가공공장은 모든 제품의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며 시장에 판매된 제품에 대해 전량 자진 회수조치 중"이라며 "정확한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청풍명월 가공공장에서 생산되는 전제품에 대해 전면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소 영업정지 이상의 행정처분이 예정되는 가운데 식품사업자로서 치명적인 인상을 남겨 사업 지속 여부는 미지수이다.

그동안 남제천농협은 적자누적을 위한 개선을 위해 사업방식에 있어 몇몇의 무리수를 강행, 논란이 이어져 왔으며 이번 반품고추장의 재 납품으로 지역 농업 전반에 큰 타격을 남기게 됐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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