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안전재단 설립 필요성 충분하다

2025.04.16 19:18:01

[충북일보] 매년 4월 16일은 '국민 안전의 날'이다. 하지만 안전의식 부재로 산불 등 재난과 참사는 여전하다. 기념일 제정 의미가 무색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2∼28일 경북 산불 관련 사망자만 27명이다. 재난참사 전개의 절망적인 특징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확보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그러나 사회적 참사는 반복되고 있다. 사고 이후 절망스러운 패턴도 지속되고 있다. 예방, 대비, 대응, 구조, 수습에서 국가기능의 총체적인 부재가 이어졌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책무 이행도 소홀했다. 국가가 얼마나 무관심하고 무지하고 무능한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정부는 먼저 국가재난안전시스템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재난대응과 관련된 문제점과 부족한 부분들을 도출해야 한다. 전문가들과 현장에서 활동하는 조직, 시민들, 관련 당국과 협력해야 정확한 평가와 분석이 가능하다. 국가재난안전시스템은 다양한 기관과 당국, 지역사회와 협력해야 강화될 수 있다. 주기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실전 상황에서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재난상황에서 대중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반복적인 피드백과 학습을 통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시민, 관련 당국과 기관이 협력해야 한다. 재난대응과 안전은 모두의 문제다. 모두가 책임을 지고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꼭 필요한 게 재난 대응과 안전 관련 예산이다.

'하인리히'라는 통계법칙이 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같은 원인으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나타난다고 한다. '1:29:300의 법칙'으로도 불린다. 300번의 징후를 방치하면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터진다. 결국 대형 사고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이 법칙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재난을 면할 수 있다. 소홀히 하면 대형 재난으로 키울 수밖에 없다. 재난은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책상 앞에서 교육 백번보다 현장에서 한번 체험이 더 낫다. 그만큼 현장실습위주 교육이 실용적이다. 안전교육도 이제 현장실습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전문인력 확보와 함께 안전체험시설 확충이 선결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충북도의 '충북안전재단' 설립 계획은 선제적이다. 도민 안전 확보와 안전 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재단이 설립되면 지자체와 민간 조직의 기능적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재난대응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 정부 중심의 탑다운 방식을 보완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민간전문기관이 재난사고 예방과 후속 조치 등에서 행정기관의 제한적 역할을 보완할 수 있다.

충북도가 정확한 타당성 조사와 연구·분석 등을 거쳐 좋은 결과를 도출하길 바란다. 재난 예방은 실제 상황을 가정해 한번이라도 해보는 게 더 효율적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충북도가 빨리 재난 안전·복구·지원 체계를 갖췄으면 한다. 그 중심에 충북안전재단이 자리하면 금상첨화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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