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첫 휴일인 6일 많은 가족 단위 시민들이 벚꽃이 활짝 피고 푸드트럭축제가 열리는 청주 무심동로에서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에도 국민들은 큰 동요없이 봄 축제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청주시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발표됐던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청주지역에서 열린 청주예술제와 푸드트럭축제, 농산물축제에는 모두 43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은 "대통령의 탄핵이 기정사실화됐었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었다"며 "우리나라가 대통령이 없다고 나라가 운영되지 않는 그런 후진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다른 시민들은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처럼 봄이 와도 봄같지가 않고 매일 지겨운 정치 뉴스만 보다가 이렇게 축제장을 찾으니 기분이 새롭다"며 "진보와 보수의 국론이 분열됐다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치적 논쟁을 모두 잊고 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지역에서 열린 봄축제에 전국에서 40만명 넘는 인파가 운집해 봄의 정취를 느끼고 있다.
ⓒ청주시
특히 이번 축제는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 '심각 단계' 유지와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등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일부 공연이 취소 또는 축소됐는데도 만개한 벚꽃을 보러 봄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발길로 곳곳이 온통 북적였다.
지난 4일부터 무심천체육공원에서 개최된 청주예술제 야외 공연은 환호와 박수를 자제한 가운데서도 지역 예술인의 성악, 색소폰, 국악, 무용 공연과 청주 출신 초대가수 윤서령, 요요미의 축하공연으로 벚꽃이 만개한 봄밤의 운치를 더했다.
5일 오전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일장과 사생대회에 많은 아동과 청소년이 참여했다. 현장 벚꽃노래방에도 당초 계획한 20명보다 많은 시민이 참가해 가수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6일 오후 진행된 신인 가수의 등용문 '무심천 벚꽃 가요제'에서는 1등으로 선발된 참여자에게 가수 인증서가 전달됐으며, 가수 서주경의 축하무대를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무리했다.
32가지 먹거리가 이어진 푸드트럭 축제장도 사흘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차량이 통제된 무심동로에서 열린 축제는 벚꽃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수십m이상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1회용품 없는 친환경(ESG) 축제로 진행돼 모든 푸드트럭 음식은 다회용기로 제공돼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텀블러나 다회용 개인 용기를 챙겨 온 방문객에게는 5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 환경 보전 및 탄소중립에 진심인 청주시 시정방침을 적극 홍보했다.
5일부터 6일까지 서문대교에서 진행한 도농상생 직거래 장터 푸르장도 7천여만원 판매 실적을 거두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해 처음으로 벚꽃 축제기간에 열린 푸르장에는 26개 농가가 참여해 딸기, 버섯류 등 다양한 신선 농산물과 가공품을 선보였다. 방문객들은 벚꽃을 구경하면서 질 좋은 농산물을 직접 구매했고, 농가는 실질적인 소득 창출 효과를 거뒀다.
시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벚꽃이 화려하게 핀 시기에 시민들과 외지 방문객께 풍성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게 돼 뜻깊다"며 "축제는 끝났어도 나들이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3일까지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해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