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도소 수용자 관리 '구멍'

팔당호 살해범 수감 하루만에 자살

2009.06.28 19:53:34

속보='경기도 팔당호 여성 피살사건' 피의자인 김모(50)씨가 27일 수감 중인 청주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져 교정시설의 수용자 관리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24일자 3면>

교제하던 여성 등 2명이 7∼8년 전 실종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김씨의 연쇄살인 여부에 관심이 높았지만 김씨의 자살로 수사는 미제로 남게 됐다.

청주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김모(50)씨가 지난 25일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 등지에서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사체유기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수감 하루 만에 자살

28일 청주교도소 등에 따르면 27일 밤 9시15분께 독방인 교도소 병사보호실 선반에 목을 맨 김씨를 순찰 중이던 교도관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1시간 만에 숨졌다.

김씨는 지난 18일 경찰과 함께 범행도구를 찾기 위해 경기도 자택에서 범행현장 조사를 벌이다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유리조각으로 손목을 긋는 등 자해했다.

자해사실을 감췄던 김씨는 이튿날인 19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자해흔적을 경찰에 들통 나면서 치료를 받고 손목에 압박붕대를 감았다.

검찰에 송치된 지 하루만인 27일 김씨는 손목에 감고 있던 붕대를 이용해 1m 높이의 교도소 독방 선반에 목을 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1시3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에서 애인 조모(여·37)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포대에 넣어 팔당호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관심보호대상자 분류

경찰은 26일 사건기록을 검찰에 송치하고 김씨의 신병을 청주교도소로 넘기면서 김씨를 특별관리대상자로 분류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씨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을 띠는데다 조사과정에서 자해하는 등 극도로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면서 자해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도소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김씨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병사보호실(독방)에 가뒀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폐쇄회로 설치와 함께 전담교도관까지 배치해 김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지만 자살은 막지 못했다.

교도소 관계자는 "CCTV가 방 위쪽에 설치돼 있어 선반 밑에서 일어나는 일은 확인이 어려웠다"면서 "김씨의 이동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긴 중앙통제실에서 근무자에게 확인요청을 했을 때는 이미 사건발생 후였다"고 밝혔다.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 수용자가 CCTV가 설치된 좁은 공간에서 전담교도관의 눈을 피해 목을 매 숨졌다는 점에서 교도소 측은 부실한 관리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종사건 미제로 남을 듯

경찰은 김씨의 주변인물 중 전 처형 A(33)씨와 전 애인 B(35)씨가 지난 2000년, 2001년 각각 행방불명된 사실을 확인, 연쇄살인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7∼8년이 흘러 증거확보가 어려운데다 김씨가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수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검찰로 넘겨졌다.

검찰조사에서 심경변화에 의한 자백을 기대해볼만 했지만 김씨의 자살로 사건은 모두 미제로 남게 됐다.

검찰은 김씨의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키로 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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