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 변방 무예에서 세계 중심으로

2025.03.03 15:42:06

문대식

한국택견협회 총재

지난해 9월,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유럽오픈국제택견대회'에 참석했다.

대회는 폴란드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참가해 택견을 배우며 겨루는 화합의 장이었다.

결승전을 마친 한 폴란드 선수는 "택견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으며, 한국 문화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순간 택견은 더 이상 한국만의 전통 무예가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문화와 철학이 담긴 무예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택견은 단순한 격투기가 아니라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흐름을 타며, 힘으로 제압하기보다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독창성 덕분에 택견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필리핀, 인도, 멕시코 등에서도 택견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택견협회의 해외 전수관과 지부도 확대되고 있다.

택견의 확산은 아름다운 유연한 몸짓과 상대를 존중하는 철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국제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택견협회는 택견이 세계적 무예로 성장할 수 있도록 두 가지 핵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해외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각국에서 전문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

양성된 전문 지도자는 폴란드, 인도, 필리핀 등 자국에서 택견을 전파하며 수련생을 길러내고 있다.

둘째. 국제대회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유럽택견대회', '세계택견대회', '아시아택견대회' 등의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해외 선수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세계택견대회에서는 이탈리아, 몰도바,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택견이 세계적인 무예로 자리잡기 위해서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국제 지도자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택견 지도자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 국제 스포츠 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택견이 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 정식 채택되기 위해서 국제 스포츠 기구와의 탄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꼼꼼히 제도를 손봐야 한다.

지속 가능한 해외 수련 환경도 마련돼야 한다.

택견이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된다.

현지에서 택견을 지속적으로 수련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 및 기관과 협력하고, 장기적인 수련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플랫폼 확장 및 글로벌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

온라인 학습이 보편화된 만큼, 디지털 교육 플랫폼을 확대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택견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폴란드에서 열린 유럽택견대회가 끝난 후, 국적이 다른 선수들이 함께 기술을 공유하며 연습을 이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같은 동작을 익히고 같은 철학을 공유하며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택견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스포츠이자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택견협회는 앞으로도 택견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택견이 한국의 전통을 넘어 세계인의 유산이 되는 그날까지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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