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도가 정무라인을 교체중이다. 황현구 충북도 정무특별보좌관의 사의에 따른 조치다. 김수민 정무부지사 임명 5개월 만에 완전한 정무라인 교체 작업이다.
*** 참모 고르는 능력 검증할 때
김영환 충북지사가 정무라인을 다시 구축하고 있다. 신임 정무특보 후임자로 A씨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지사의 지방선거 후보 시절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정·관계, 경제계 인사들과 돈독한 관계 유지가 장점이다. 지역 현안을 꿰고 있는 점도 플러스알파로 작용한다. 다만 측근 인사란 게 약점이다.
김 지사의 정무라인 정비는 재선 준비와 겹친다. 김 지사는 그동안 많은 실수를 거듭했다. 설화도 잦았다. 그때마다 정무 기능을 꼬집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 지사의 독선으로 정무라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 지사와 정무라인의 엇박자가 총체적 난국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별로 틀리지 않은 평가다.
정무라인은 여론 동향을 가감 없이 파악해 보고해야 한다. 이게 잘 안 되면 미리 헤아려 전략을 마련하기 어렵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꿰뚫어 알려주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리더가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풀어낼 수 있다. 자고로 정무라인은 여러 능력을 갖춘 참모여야 한다.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기울여 고르는 게 당연하다.
수순(手順)이라는 바둑용어가 있다. 수를 놓는 순서, 착수(着手)를 의미한다. 그런데 똑같은 수를 놓더라도 순서에 따라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 우선순위에 따라 수순을 달리해야 한다. 그런 상황은 늘 존재한다. 운용의 묘 영역이다. 바로 이 영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정무라인에 있는 참모들이다. 성패를 결정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김 지사는 그동안 이 영역의 인물 배치에 소홀했다. 수순에서 늘 후순위였다. 전반적으로 운용의 묘가 아쉬웠다. 그래서 민심 이반 현상도 적지 않았다. 이것저것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무 공백이 부른 화(禍)였다. 정무특보는 기본적으로 김 지사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여기에 책임감 넘치는 소양을 갖춰야 한다.
성공한 리더 곁에는 어김없이 좋은 참모가 있다. 그만큼 참모의 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훌륭한 참모를 고르는 리더의 능력이 더 값지다. 늘 곁에 두는 능력은 더 중요하다. 아무리 참모의 능력이 뛰어나도 리더가 듣지 않으면 헛일이다. 김 지사는 개인적 호불호의 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톨레랑스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위기의 순간엔 많은 게 드러난다. 망하는 조직과 생존하는 조직의 차이는 분명하다.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는 현 위치와 수준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참모의 불편한 건의와 조언을 끝까지 들을 줄 알아야 한다.
*** 현재 상황 명확히 파악해야
나와 다른 생각을 참고 듣는 일은 쉽지 않다. 불편한 건의와 조언을 끝까지 듣는 일 역시 어렵다. 리더는 달라야 한다. 어려워도 해내야 한다. 김 지사는 충북도민들의 리더다. 정무특보 인선은 고뇌의 끝에서 이뤄지는 작업이어야 한다. 사람만 바뀌었을 뿐 변화된 게 없다면 아니함만 못하다. 그만큼 잘 골라 선택해야 한다.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문제와 해답은 동시에 존재한다. 잘못을 알고 인정하면 실패를 딛고 성공할 수 있다. 맑은 햇살을 보려면 폭풍우도 받아들여야 한다. 정무특보 한 명이 충북도를, 김 지사를 구할 수도 있다. 잘 선택해야 한다. 김 지사가 다시 또 '타키투스의 함정'에 빠져선 희망이 없다. 믿을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