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영국의 어느 광고 회사가 큰상을 내걸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런 퀴즈를 낸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런던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이런 퀴즈가 신문, 방송 등을 통해 나가자 수많은 사람이 즉각 응모했다. 정답을 맞히는 사람에게 주는 경품이 어마어마하게 컸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의 답은 실로 다양했다. 비행기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헬리콥터, 빠른 기차를 타고 가다가 어느 시점에서 내려 오토바이를 타고 지름길로 가는 것, 여러 사람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대기하고 있다가 릴레이식으로 가는 것이다 등 그 방법은 다양했다.
어떤 사람들은 승용차나 기차, 오토바이 등을 직접 타고 가면서 시간을 재 본 후에 그 답을 써내기도 했으며, 출퇴근 시간을 피해 새벽에 출발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우주선을 타고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을 탄 사람은 뜻밖의 사람이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써 보낸 사람이었다. 단순한 물리적 계산이 아니라 심리적 계산을 한 사람의 계산법이 정답으로 인정되었던 것이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아무리 먼 길이라도 가깝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힘든 길도 한결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법이다.
인생길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아무리 고되고 험난한 인생길도 잘 극복해 나가며 기쁘게 갈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가 무겁더라도 한결 가볍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과 짐을 나누어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위로나 따뜻한 말 한 마디, 사랑의 속삭임이나 격려가 크나큰 힘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설령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된다. 그래서 사랑은 위대한 것이며, 물리적 계산법 따위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언젠가 어떤 아이가 커다란 나무에 깔려 위급한 순간이었다. 이것을 본 어머니가 달려가 순식간에 커다란 나무를 번쩍 들어 자식을 구해냈다. 자식에 대한 사랑, 뜨거운 모성애가 만들어 낸 초인적인 힘이었다. 평소 힘이라면 도저히 해낼 수 없던 일을 극한 상황 속에서 자녀를 향한 애끊는 힘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과연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길을 함께 가고 있는가? 지금 나와 함께 사는 배우자가 정말로 나의 먼 길을 가깝게 해주고 나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해주는, 진정한 사랑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가? 혹 겉으로는 사랑하는 부부같지만 속으로는 서로 사랑하지 않으며 딴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렇게 한번 묻고 싶다.
"지금 가고 있는 인생길이 멀고 험난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나에게 지워진 그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일 그 답이, "아니요, 힘들거나 무겁지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있으니까요."라는 것이라면 그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