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10주년 기념 기획] ①4번의 진통 끝에 태어난 통합 청주시

민간 주도 주민 설득 '성공비결'

2024.06.09 16:56:33

편집자 주

지난 2014년 7월 1일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 청주시로 하나가 됐다. 이후 10년이 흐른 2024년, 과연 두 도시의 통합은 청주시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줬을까. 충북일보는 통합 청주시 출범 10주년을 맞아 통합 당시의 주역들의 이야기들과 청주의 과거, 현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짚어보고 앞으로 청주시가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제언들과 이범석 청주시장이 그리는 청주시의 미래에 대해 보도한다.

지난 2012년 6월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과반을 넘자 이시종(가운데) 전 충북지사와 한범덕(왼쪽) 전 청주시장, 이종윤 전 청원군수가 손을 잡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충북일보DB
[충북일보]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에 대한 움직임은 지난 1994년 처음 나타났다.

김영삼 정부 당시 지방 행정조직 발전 방안으로 '도농통합'이 제시되면서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 대상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당시 도시의 경계는 청주시를 청원군이 도넛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형태였다.

이때 통합을 위한 첫 번째 시도로 주민의견 조사를 진행한 결과 청원군민의 절반 이상이 통합을 반대하면서 통합 논의는 무산됐다.

그러다 10여년이 흐른 2005년 또다시 통합에 대한 논의가 물결쳤지만 1차 논의때보다는 반대가 줄긴 했어도 여전히 통합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과반을 넘었다.

5년 뒤 재추진된 통합논의에서는 주민들 절반 이상이 통합에 찬성표를 던지며 청신호가 켜졌지만 당시 청원군의회의 반대로 또다시 통합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지난 2012년 진행됐던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에서 개표원들이 표를 검수하고 있다.

ⓒ청주시
이후 이시종 전 충북지사와 한범덕 전 청주시장, 이종윤 전 청원군수가 2010년 청주·청원 통합을 공통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면서 또다시 통합 논의가 부활했다.

이들은 청주·청원 통합 진행을 위한 실무기구 설치에도 합의했고 각 자치단체 내에는 통합 실무팀을 구성하고 민·관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키로 했다.

이 4번째 시도가 결실을 맺은 것이 2012년이다.

그동안 3차례의 통합 시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청원군민들이 4번째 주민투표에서는 대대적으로 통합을 지지하면서 78.6%의 찬성표를 던졌다.

성공의 비결은 '민간 주도' 통합논의였다.

이전에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기존의 '관 주도'의 통합 논의가 이뤄지다보니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시민단체 등 민간단체가 직접 나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방식이 통했던 것이다.

지난 2010년 8월 이시종(가운데) 전 충북지사와 한범덕(왼쪽) 전 청주시장, 이종윤 전 청원군수가 청주청원 통합추진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주시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자 통합에 대한 논의는 막을 수 없는 물결이 됐다.

곧바로 이 전 지사와 한 전 시장, 이 전 군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축포를 터트렸다.

그때가 2012년 6월 27일이다.

주민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세 단체장이 만세를 불렀던 옛 사진이 이 당시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은 2014년 7월 1일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화에 들어간다.

법적으로도 통합 청주시 출범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충청북도 청주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 약칭 '청주시법'이 발의돼 통과됐다.

시간이 흘러 통합청주시 출범을 위한 다양한 행정적 논의들이 오간 뒤 통합 청주시가 출범하게 됐다.

행정구역은 4개구, 3개읍, 10개면, 30개동으로 구성됐고, 행정기구로는 부시장 1명에 6개국, 37개과가 설치됐다.

초대 청주시장으로는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승훈 전 시장이 뽑혔다.

/ 김정하기자

◇이시종 전 충북지사

"다시 생각해봐도 통합을 이루기까지 참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제일 큰 은인이 통합에 찬성을 해준 당시 청원군민들과 이종윤 전 청원군수였습니다. 군민들과 이 군수의 결심이 아주 중요했었는데 이들의 살신성인 정신으로 통합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들의 통큰 결단으로 청주청원 통합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위대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 내무부 국장으로 근무하며 전국의 36개 도농복합형태 시·군 통합을 추진했었지만 충북에서도 충주와 제천은 통합을 이뤘는데 청주만 통합이 성사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충북지사로 역할을 하면서 한범덕 전 청주시장, 이종윤 전 청원군수와 뜻을 모아 2014년 통합 청주시를 출범시켰다는 점에 나름대로 20년의 한을 풀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당시를 다시 생각해봐도 아주 기뻤다는 추억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도 미래를 위해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이 돼야 했습니다. 오늘날의 청주가 많이 발전하게 된 원인 중 하나도 통합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통합 이후 청주발전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통합 10주년을 맞은 청주시의 발전을 비롯해 충북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한범덕 전 청주시장

"이시종 전 충북지사, 이종윤 전 청원군수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일입니다.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이 이룬 쾌거였습니다. 그동안 10년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통합의 힘이 코로나19 시절에 잘 나타났다고 봅니다. 통합 청주시 출범 이후 보건소가 4개가 됐는데, 인구가 비슷한 전국 타 지자체와 비교해봤을 때 청주가 보건소가 가장 많습니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 한가지 예로 보건소가 늘어나 우리 시민들에게 예방백신을 놓고, 확진자 추적하고 접촉자 파악하는데 우리 시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사태때 임기의 절반 이상을 방역에 힘썼는데 그때 보건소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통합은 다시 생각해봐도 잘 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그동안 통합에 3번의 실패가 있었고 전국적으로 볼 때도 '분열되는 것 보다는 합쳐서 시너지를 내는 것 좋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통합의 관건은 투표율 33.3%를 넘는 것이었는데 투표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줘서 너무 감사했었습니다. 10년 간 청주시는 수많은 발전을 해왔고 앞으로 더 가야할 길이 멀다고 보지만 여러 국내외적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는 더 발전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말고 시민여러분들께서도 희망을 가지시고 나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종윤 전 청원군수

"3번의 실패로 무산됐던 통합을 저는 제 임기 안에 통합하지 않으면 다음 대에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했었습니다. 존경하는 이시종 전 충북지사, 한범덕 전 청주시장과 뜻을 모은 결과 가능한 일이 됐고, 통합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당시 청원군민들을 위해서도 통합은 꼭 필요한 일이고 앞으로 통합 청주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통합은 반드시 해야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대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지만 그 분들에 대한 설득도 하고, 때로는 언성도 높여가고 했지만 지금 현재 와서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청주시와 통합을 하면 청원군민들이 당시에 손해를 볼 것'이다라는 얘기도 많았었어요. 지역의 원로분들이나 유지분들께서 '통합을 하지 말고 청원시로 승격을 시키자'는 얘기를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통합은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에 만일 통합을 안했으면 지역발전이 있었을까, 그동안 청주시와 협의가 잘 안됐던 도로망, 산단 개발, 지역경제 활성화 이런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생각을 해봐요. 오송과 오창을 보면 청주를 넘어 충북, 나아가 전국의 핵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만봐도 그렇습니다. 청원군민들의 탁월한 선택을 칭찬하고 싶고, 청원군민들과 하나가 된 청주시민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범석 현 시장을 비롯한 전임 시장님들께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통합 청주시의 발전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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