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산외면에 거주하는 서재원(94·가운데) 옹이 5일 최재형(왼쪽) 보은군수에게 직접 만든 장수 지팡이 230개를 전달하고 있다.
[충북일보] 보은군 산외면에 거주하는 서재원(94) 옹이 올해도 변함없이 거동하기 불편한 노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직접 만든 장수 지팡이 230개를 보은군에 맡겼다.
서 옹은 지난 5일 보은군청을 찾아 최재형 군수에게 이 장수 지팡이를 전달했다.
서 옹은 은행나무, 홰나무 등 지팡이로 적합한 가볍고 튼튼한 나무를 선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성을 다해 지팡이를 만들었다.
서 옹은 80세에 짚공예를 시작해 3년만인 2011년 쌀 항아리를 만들어 관광·공예상품공모전에서 입상했다. 수준급의 짚공예 작품들을 만들었지만, 목과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해 고민 끝에 짚공예 대신 장수 지팡이를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해서 서 옹이 만든 장수 지팡이는 무려 5천 개에 달한다. 서 옹은 이 장수 지팡이들을 해마다 대한노인회와 보은군, 괴산군, 청주시 등을 통해 충북 도내 노인들에게 내놓았다.
이번에 기증한 지팡이는 손잡이에 못을 달아 대에 깊게 박음으로써 절대 부러지지 않도록 제작했다.
서 옹은 수년 전 암 수술까지 받는 등 기력이 달려 몸이 매우 불편한 상황이지만 오로지 같은 처지에 있는 노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마음으로 지팡이를 제작해 왔다.
그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지팡이를 만들고 있다"며 "비록 아픈 곳이 많지만,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지팡이를 만들어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보은 / 김기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