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칠월과 팔월 사이

2019.09.05 20:03:05

칠월과 팔월 사이

                         장민정
                         괴산문인협회


목이 탄다
축축 쳐진 나무들 사이
창백한 배롱나무가
기어이 피를 토하고 만다

뾰족이 빼어 문 입으로
주절주절 조잘조잘
쏟아내는 붉은 숨소리
웅덩이처럼 고여
빙 둘러 선 나무들
붉은 바람 핥고 있다

흠뻑 젖을
소나기 한 줄금
애타게 기다리던 나무들

뜨거워서 시원한
호흡이
서쪽하늘까지 벌겋게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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