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위기를 바꾸는 '경기불황'

2008.12.04 17:52:27

환율급등과 계속되는 경기침체, 이에따른 불황이 연말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예전 같으면 예약이 이어지던 호텔, 컨벤션업체등의 송년모임이 크게 줄었고 연말 정기세일을 준비한 백화점과 유통업체들은 급감한 손님탓에 울상을 짓고있다.

직장에서는 구내식당이 붐비고 도시락바람도 불고있다. 위축된 경기탓에 점심값 단돈 5천원이라도 아껴보자는 심리 때문이다.

청주의 대표적인 컨벤션시설인 청주 라마다호텔과 선프라자, 명암타워등의 관계자들은 요즈음 걱정이 태산이다.

매년 12월이면 밀려드는 송년 모임 예약에 눈코뜰 새 없이 바빴지만 올해는 심각한 경기불황탓에 예약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연말이지만 전혀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어려운 분위기속에 송년모임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늘고있다"고 말했다.

오창에 위치한 한 기관의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송년모임은 청주 한 호텔에서 진행했었다"며 "그러나 올해의 경우 사정이 어려워 식당등에서 조촐하게 송년모임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경우인 백화점과 유통업체. 이곳 역시 불황을 체감하기는 마찬가지 상황.

한해 매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연말 정기세일은 백화점업계에서는 '황금을 낳는 거위'같은 존재. 그러나 올해 연말은 이같은 수식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말 그대로 '불황'이다.

지난 달 말 정기세일을 했던 도내 한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한자리수 감소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대형마트등 유통업체의 매출도 줄기는 마찬가지. 용암동의 한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 해 11월의 경우 1일 평균 방문객수가 5천200여명에 달했지만 올해 같은기간은 4천900여명으로 5%가 감소했고 손님의 평균 구매 비용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평균 방문객수와 구매비용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와 이에따른 불황이 새로운 '직장문화'도 연출하고 있다. 기관 단체의 구내식당이 붐비고 점심값을 아끼려는 '도시락 족'이 늘고 있는 것. 예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다.

관공서등 구내식당의 한끼 당 식사비용은 2-3천원대. 가격에 대비해서는 반찬이 제법 푸짐한 데다 맛이 웬만한 일반 식당 '빰칠' 정도로 훌륭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논란이 됐던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국산 식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등 안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같이 구내식당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한편, 점심값 5천원을 아끼려는 '도시락족'도 크게 늘고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상권인 성안길의 경우 점심때면 인근 식당들의 배달이 줄을 이었지만 지금은 간간이 눈에 뛸 뿐 도시락을 싸오는 직원들이 크게 늘었다.

이같은 현실을 증명하듯 청주 용암동 물류센터의 경우 보온도시락 판매가 늘고있다. 물류센터 관계자는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요인도 있지만 점심 값이라도 줄여보자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보온도시락의 판매가 예년에 비해 10%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같은 경기불황이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며 "지난 IMF당시보다도 체감지수가 높다는 지적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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