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세력으로 야당의 존재 이유

2018.04.12 18:15:44

임현규

와칭인사이트 대표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조사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취임 후 7~80%대의 지지율은 70% 전후를 유지하며 상승도 하락도 없는 부동의 행진을 취임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 있어서도 가히 일당독재라고 볼 상황이 지난 1년간 유지되고 있다. 모든 야당들의 지지율을 합쳐도 50%대의 여당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30%를 기타 군소 야당들이 나누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러한 정치적 대안세력의 부재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야권 후보들은 이미 묵시적으로 패배를 전제하고 이름 알리기, 혹은 지방선거 이후의 각 정당에서의 당권경쟁을 위한 정치적 계산이 앞서 있을 것이다.

제1야당이라고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의 지역별 선거 전략은 더 가관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 재건, 문재인 정부 견제라는 기치를 내걸고 큰 소리치던 당대표는 최우선적으로 인재영입과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전국을 누비며 종횡무진 활거하였다. 지역별로 새로운 보수, 개혁적 인물로 선거승리를 통한 국민 재신임을 받겠다는 자유한국당의 혁신의 몸부림은 선거를 얼마 남지 않은 현재 공염불이요 자기들만의 리그로 끝날 것 같아 보인다.

지난 10년간의 기대와 지지에 대한 배신감으로 우리 국민은 과거 정권과 관련된 어떤 것에도 이제 관심 자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판과 비난은 그나마 조금의 기대와 애정이 있는 상대에게 하는 인간행동일 것이다. 관심도 없는 사람이나 행위에 대해서 우리 인간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선거에 있어 중요한 전략들 중에 '밴드왜건 효과'라고 있다.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경제용어로 서부개척시대에 금광을 찾아 떠나는 역마차로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역마차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서 그 뒤를 다른 마차들이 따라가는 효과를 내는 데에서 유래한다. 정치에 있어 여론의 지지와 확산에 이러한 밴드왜건효과가 없다면 정책홍보, 캠페인 등은 유명무실해지고 정치적 존재가 불가능하다.

뒤를 이어 따라가는 마차들은 금광이 어디 있는지· 실재 금광이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 오로지 앞장서서 달려가는 마차에 대한 믿음, 신뢰에 의지해 머나먼 길을 뒤따라 이어갈 뿐이다.

지금 야당들은 선두마차로서의 신뢰와 믿음을 국민에게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보수층의 지지는 국정농단이라는 배신만을 주었을 뿐이고 이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나 혁신은 없이 올드보이들의 재소환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넘기려고 할 뿐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이러한 유권자들의 냉소와 무관심을 잡아보고자 자유한국당이 충북지역을 비롯한 몇몇 지역 후보경선에 체육관 선거를 대대적으로 계획하고 시행한다고 한다. 화려한 출정식과 떠들썩한 체육관 선거를 통해 떠난 지지층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야당이 이번 선거에서 현 정부나 정권을 견제할 세력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야권이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대안을 제시하고 정치세력화할지도 미지수이다. 모든게 미지수이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

촛불혁명으로 어렵게 이룬 새로운 시대가 이제 막 시작하였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은 암울한 야당들로 인해 앞을 장담할 수 없는 것 같다. 대안이 없고 견제세력이 없는 정치사회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는 이미 지난 10년간 우리는 잘 경험하였다. 전직 대통령이 두명이나 구속되어 있고 아직도 적폐청산을 해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현실이다.

압도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과 여당으로 인해 무관심과 냉소에 정체성과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한국의 야당을 보면서 그들이 안타까운 것 보다는 건전하고 발전적으로 집권세력을 견제할 대안세력이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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