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없는 대한민국

2018.03.01 15:31:04

임현규

와칭인사이트 대표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난 2월19일부터 21일에 조사된 리얼미터 2월3주차 주중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 50.5%, 자유한국당 19.0%, 바른미래당 7.4%, 정의당 4.9%, 민주평화당 2.9%, 무당층 12.8%로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보면 올림픽 이전 관심을 모았던 국민당과 바른당의 합당은 찻잔속의 폭풍으로 이전 국민의 당내 집안싸움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정당의 수에서도 두 개의 정당이 합당해 하나의 정당으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상황은 아닌 듯 하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개의 정당이 생긴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문재인대통령 집권후 리얼미터에서 조사된 정당지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음의 몇가지 현상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양당구도의 붕괴로 집권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제1야당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군소정당들만 할거하고 있을 뿐이다. 문재인정부들어 자유한국당은 15~20%의 지지율을 굳건히(·) 유지하며 제1야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나머지 군소정당들이 한자리수의 지지율로 흔히 말하는 도토리 키재기 자리다툼을 유지해 왔다. 역대 정부집권 기간을 살펴보면 가까운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임기내 35% 전후의 지지율로 유지하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정부를 강력히 견제해 왔다.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집권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은 10%대의 지지율 차이로 용호상박의 엎치락 뒤치락하는 형국이었다. 10년만의 진보정권 집권후 존재감 있는 제1야당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유권자, 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정치는 아닐 것이다. 획일화된 정부정책을 견제할 아무런 정치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입장을 대변할 목소리가 그만큼 줄어들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번 정부들어 나타난 큰 특징은 기존 정당 지지기반이었던 이념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지기반이 모호해 졌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정당들은 보수, 진보의 이념을 중심으로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등의 지역적 지지를 기반으로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충북일보 창간 특별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기존 보수층의 지지정당 이탈이 두드러진 현상으로 조사되었으며 다른 여론조사에서 보면 경상도 지역의 경우에 야당 지지율이 아주 낮게 조사되고 있다. 지역지지 기반의 붕괴는 어떤 면에서는 한국 정치에 있어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80년대 민주화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난 정당지지 기반의 특성은 이념적인 지지층 분할과 지역적 이익과 정서가 반영된 지지층 분할이 나타났다. 이념에 기반한 정당 지지는 당연한 정치적 입장 표명이라고 할 수 있으나 지역색에 따른 무조건적 정당지지는 많은 폐해를 가져오고 올바른 정치발전에 저해요인이 되어 왔던게 한국 정치였다. 지역색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병폐는 지역간 편가르기, 지역출신 무조건 찍고 보자는 투표행태, 상대 지역에 대한 비방, 음해 등이 난무하였다. 현재의 지역색이 없어진 정당지지 특성은 그런 의미에서는 올바른 방향이라 하겠다.

현재 한국에는 진보이념을 표방하고 일부 지역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 집권여당과 극단적 보수성향으로 일부 제한된 지역의 절대적 지지만을 기반으로 하는 15%대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연명하는 군소 제1야당만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지난 국민당과 바른당의 통합과 신당 창당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들이 이념과 지역을 뛰어 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나가길 은근히 기대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합당후 존재감과 미래는 정당지지율만을 놓고 보면 바른미래당에게 참담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참담하고 암울한 것은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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