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키워주는 행복 교육

2017.12.18 13:49:43

연순동

청주녹색소비자연대 이사

집밖으로 나온 다섯 살 어린아이가 갑자기 쌓인 눈을 보면서 환호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저 아이는 얼마나 기뻤을까를 상상해 보았다. 마음에 새로움이 벅차 올랐을 것이다. 아버지가 이 설경을 어린 아이에게 보여 주려고 밤새 작업을 했다면 그 노력은 어떤 것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 앞에 만든 눈사람이 커서 녹는데 사흘이 걸린 적이 있었다. 이처럼 자녀를 위한 부모의 사랑은 산처럼 높다. 밤새 아무런 대가 없이 설경을 선물한 자연에게 감사를 드렸다.

하얀 뜰을 보며 일상을 벗어나 소나무 위로 지나가는 새의 동선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에 집중했다. 슬픔도 생산적인 것으로 변화시키는 참자아를 보게 되었다. 손을 내뻗어 찬 공기를 내 안으로 끌어 들였다. 정신이 번쩍 났다.

우리의 삶에 의문을 제기하고, 빛을 비추고, 확인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일을 혼자 하기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우리는 대화할 상대를 찾는 것이다. 그 곳이 사랑방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무실 난로에 불을 지폈다.

영하 15도로 내려간 한파는 우리의 몸을 얼게 만든다. 겨울은 우리의 마음까지 춥게 한다. 그렇지만 결혼식장에 가면 세상 부러울 것 없이 기뻐하고 행복에 겨운 신랑 신부를 보게 된다.

지난 주 결혼식장에 갔을 때는 신랑, 신랑 부모 모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42살 맏아들이 오늘 장가를 가지만 애 간장이 다 탔던 지난 날을 생각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세계에서 제일 먼저 없어질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주저함 없이 말하는 강사가 있었다. 그 이유는 저출산이었다. 한국의 기혼 여성 중 45%가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답변하는 등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구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 가운데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개인주의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육아에 대한 부담 증가를 이유로 내세우는 사람도 있지만 자녀에 대한 사랑과 가정의 행복을 중요시한다면 경제적 부담이 자녀를 기피하는 쪽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자녀를 기르는 일이 쉽지는 않다. 굳이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부모가 갖는 자녀 교육의 문제는 다양하고 깊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했지만 남녀 불평등의 사회 구조에서 출산을 피하는 여성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두려움이 엄습했는데 이제 늦태어난 저 부부를 보는 그 순간에는 걱정이 조금 해소되었다. 더욱이 신부는 다섯째 딸이었다. 친정 어머니는 늦게 시집간 딸을 위해 지성을 다할 것이며 양육도 책임진다고 출산을 재촉할 것이 눈에 보듯 훤한 일이다. 내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자보기에 바쁘다. 손자 보는 기쁨으로 낙을 삼는 이도 많다. 어릴 적 꿈을 적어 내라고 하면 현모양처라고 적는 친구가 꽤 많은 편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적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각자가 다양하게 자신의 소질과 취미를 살려 개성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

연을 날리러 나갔다. 연에는 세 가지 꿈이 적혀 있었다. 행복한 가정 생활, 복권 당첨 등 아주 평범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연을 만들어 날리게 하고 거기에 꿈을 적게 하는 인성 교육의 일면이 엿보여 감사를 드렸다. 이런 교육이 행복한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방학중 열리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에 이같은 융합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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