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하루

2017.08.21 15:19:53

연순동

청주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꼬박 5시간 걸려 '바보 빅터' 완독을 했다. 학창시절 뚜르게네프의 ' 첫사랑' 이후 두 번째로 빠져든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고 용기가 불끈 솟아 올랐다. 어제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시간 버스 속에서 울던 나를 일으킨 훌륭한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는 심리상담사이다.

139페이지에 " 누구나 일이 안 풀릴 때가 있단다. 그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하지만 모두 변명이야. 포기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야."

맞는 말이다. 포기하는 것보다 쉬운 것은 없다. 밥도 안 먹으면 편하고 여행도 안가면 힘들지 않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참으로 가치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로라는 이루지 못한 꿈이 짐과 같아서 항상 마음 어딘가가 불편 했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동감을 했다. 후회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수없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것은 내 인생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 때문이었다. 딸을 사랑하면서도 중고자동차에 시동을 걸 듯 신경 긁는 소리를 많이 하는 로라의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그런 면이 많았다는 반성을 했다. 바로 후회하면서 내뱉는 욕과 부정적인 말들을 다시는 하지 않으리라. 자기비하는 재능을 좀먹는다. 앞으로 나를 업신여기고 소홀히 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겠다.

우리는 누구나 "꿈같은 하루"를 보내고 싶어 한다. 나에게 그런 하루는 이렇게 책과 부대낀 시간이다. 분명 나의 꿈은 책과 언어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 어떤 불행도 우리의 두려움만큼 크지는 않다." (바보빅터 182p)는 글을 보면서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마음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독약을 마셔서 큰일이 났다고 병원에 갔다. 그녀는 다 죽어갔다. 그 건 극약이 아니라 오미자효소였다고 정정해 주자마자 환자는 벌떡 일어났다는 소문이 거짓이 아니다. 우리는 거짓에 속아 사는 것이다. 남의 말만 듣고 자신의 일을 포기하는 사람은 아예 성공할 자격이 없는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을 끌고 가는 원동력은 자신감이다. 세상의 가치관을 버리고 나를 소중히 여기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사람,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을 하게 해 준 저자가 고맙다.

' 자신을 발전시키는 즐거움' 에 빠지기 위해 내가 할 일을 적어본다.

첫째, 나를 소중히 여긴다.

둘째,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다가간다.

셋째, 만남에서 한 가지씩 기쁨을 찾는다.

넷째, 즐거웠던 기억을 되새긴다.

다섯째, 항상 웃는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서울 나들이를 갔다. ktx 타고 가니 56분후 서울에 도착했다. 지하철 속에서 너무 편안하게 자고 있는 여성을 만났다. 그 순간 깨달은 것은 옆에 친구가 있기 때문에 마음놓고 잘 수가 있다는 점이다. 난 혼자 올라갔기 때문에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함께 가는 삶이 좋은 것이다. 4년 전 친하게 지냈던 분과 만났다.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아주 진솔하게 일상을 털어놓는다는 점이었다. 혼자 있는 것보다는 둘이 좋다.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며 시야를 넓히고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시장에 가서 양말인형 재료를 샀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며 내 삶에 집중을 할 참이다. 고등학교 때 뜨개가 힘들어 동양자수를 하는 반으로 옮긴 일이 있다. 옮겨서 1등을 했던 일이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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