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진로는 유행이 아니다

2016.07.13 14:14:30

이정화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청년이 100만이 넘는 나라. 연예인지망생이 100만이 넘는 나라.

무조건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은 의대 진학이 목표인 나라. 취업 준비와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90%가 넘는 나라, 심지어 사람은 서울 살아야하고, 그것도 강남에 살아야하는 나라. 그리고 유일무이하게 '돼지엄마'라는 호칭이 자랑스러운 나라. 이것이 대한민국입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남을 따라가지 못하면 왠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고, 미래가 없는 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세상을 지배하였습니다. 유행이라는 흐름의 열차에 동승해야 낙오하지 않는 인생을 살 것 같은 조바심이 앞에 언급한 이상한 현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결국, 자녀 진로 교육을 위한 광고 문구에는 감성교육, 자기주도적 학습 등등으로 EQ 중심 교육를 주장하지만 모든 것이 IQ 중심교육으로 이루어졌고, 학벌과 돈이 최우선되는 세상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자녀가 지닌 능력과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무조건 어떤 교육을 받아야한다더라, 어떤 과외선생님이 최고라더라 라는 돼지 엄마들의 입심에, 우리 학부모들은 갈팡 질팡 자신들의 자녀들을 유행의 유람선에 탑승 시켜버린 것입니다.

아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것에 있는데, 그것은 무조건 무시됩니다. 지금은 이런 분야가 대세야라는 돼지 엄마의 검증되지 않는 미래 예측에, 아무런 정보가 없는 우리 선량한 부모님들은 그냥 유행의 열차에 편승해버린 것입니다. 그 유행의 열차에 편승한 아이들에게는 꿈이 없습니다. 그들이 적어내는 꿈은 부모님의 꿈, 아니 세상에 유행하는 그런 꿈만 넘쳐납니다.

그러다보니 뜨거운 가슴이 없는 의사가 IQ 로만 집도를 합니다. 돈벌이에만 급급합니다. 우리는 가수 고 신해철 의문사에서 그 결과를 확인 했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내 듯 연습생 시간을 보내고 배출된 인기 연예인들의 비상식적인 일탈에서 황금 만능주의의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공시족이 일단의 도피처인 것은 아십니까? 돼지엄마의 부추김에 자녀들은 자신의 적성이나 꿈과는 상관없이 선택한 대학, 그리고 전공에 적응하지 못하고 4년을 방황합니다. 그러다 보니 마땅히 갈 수 있는 취업처가 없습니다. 그러다 선택하는 것이 공시족입니다. 일단은 그럴듯합니다. 부모님이나 주변에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하면 일단 취업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냥 취업 준비한다고 하는 것보다 무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4~5년 세월이 흐릅니다. 실업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외톨이 족으로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N포세대로 전락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고 애초부터 사명감을 갖고 자신의 꿈을 공무원 세상에 둔 청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무심코 던지는 말 '공무원이나 하지'에서 출발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입니다.

유행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유행은 금방 지나갑니다. 길어야 몇 십 년 입니다. 시대마다 요구하는 것들은 변화 합니다. 앞으로 100세 시대에 우리 자녀들은 직업을 서너 번은 변경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선택한 진로가 아이의 적성과 능력에 맞지 않고 그런 유행을 타서 결정된다면 아이는 자기인생을 개척하고 완성하는데 많은 길을 돌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찾아낼 수 있는 현명한 진로지도가 필요합니다. 인생은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 진로선택은 유행을 따라서는 안됩니다. 주변을 현혹 시키는 돼지엄마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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