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사냥꾼이 아닌 행복딴따라로

2016.05.18 14:00:03

이정화

충북지역인전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며칠 전 미국대학의 입학자격시험인 SAT 시험에 만점을 맞도록 하기 위하여 불법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문제를 유출시키는 모 지역의 학원을 고발하는 TV프로그램을 접하였습니다. 영리를 탐하지만 그래도 교육이라는 숭고한 행위를 하는 학원 원장도. 자신의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하여, 이 세상을 이끌어갈 훌륭한 지도자가 되길 바라는 부모도, 모두가 범죄 행위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유명대학에 합격만 한다면, 그것이 아이의 미래 행복을 보장하는 지름길이라 여기기에 자신들의 자녀가 범법자가 된다는 사실에 조금도 개의치 않고 부모 자식이 같이 죄인이 됩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엔 행복을 계량화, 서열화하여 그곳을 향해 가는 로드맵을 만들어 놓고 자녀들의 행복을 선택하거나 추격하게 합니다. 행복 사냥꾼을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과연 이렇게 해서 미국의 명문대학을 나온들 진정 행복 할까요? 이들이 원하는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요? 혹시나 그 행복이란 것이 부모 자신들의 대리만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요? 행복의 잣대가 연봉을 얼마나 많이 타는가? 명예와 권력을 얼마나 많이 취할수 있는가로 잴수 있는 것일까요? 행복이 어디 있는 것일까요? 아주 먼 미래에 있는 것이 행복이고 사람은 그것을 얻기 위하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하는 것일까요? 과연 행복은 이렇게 사냥해야하는 것이고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전투를 벌이듯 완전무장하고 남과 경쟁하여야하는 것일까요?

저는 사람들에게 자주 질문합니다. "지금 행복하십니까?"라고. 물론 지금 행복하지 않더러도 앞으로 행복할 것이라는 막연함은 희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행복을 형이하학적인 물질 만능주의의 잣대에서 본 것이 아닐까요? 지금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시간입니다. 지금 행복하지 못하다면 본인들이 쟁취한 부와 명예는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가끔 부를 축적하고 명예를 얻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에 몰두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가족사진 속의 가족은 있으나, 깔깔 웃는 모습의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기억은 없다고 쓸쓸한 미소를 짓는 것을 종종 접합니다. 이미 지나가 버린 세월을 돌이킬 수 있다면 그 때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도 합니다.

우리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이렇게 행복 사냥꾼으로 살아왔고 또한 우리 자녀들을 똑같이 키우려합니다. 그나마 우리 기성세대는 대가족제도에서 형제, 자매와 함께 현재의 행복을 느끼며 자라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어떻습니까? 부모든, 사회든 누군가의 철저히 계산된 시간표대로, 행복 사냥꾼으로 키워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행복의 가치를 돈과 권력이라고 강요받고, 마치 정글 속의 굶주린 사자처럼 치열한 행복사냥 속으로 내밀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만든 이런 행복의 가치에 길들여진 자녀들에게 우리는 가끔 이런 망발을 합니다. "요즘 애들 큰일이야~, 세상이 어떻게 되는 것이야?"마치 아이들이 잘못인냥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규칙에 철저히 따랐을 뿐인데요. 요즘 아이들은 투쟁적이고, 자신만 알고, 또 나만 아니면 돼고 라는 극도의 이기주의적 사고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이 아닌 주어진, 강요받은 행복을 사냥해야하는 그들에게 행복의 진정한 의미가 있겠습니까?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을 생각할 수 있게는 해주었는지요? 이제는 스스로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하게 살기위해 자신이 선택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어야겠습니다.

불교에서는 현재는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는가의 결과이며, 현재 어떻게 사는가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고 합니다. 행복 역시 같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행복하지 못하면 아무리 큰 부와 명예를 얻었다고 해도 그때 행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현재를 포기하는 행복사냥꾼이 아닌 지금 당장 행복한 행복 딴따라로 키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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