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인재 기근, 일학습병행제가 답이다

2016.03.23 17:51:26

이정화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된 고용동향 보고에 따르면 2016년 2월, 청년 실업률이 12.5%를 기록하여 1999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달 15∼29세 청년 실업자 수는 56만명으로 작년보다 7만6천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취업률이 낮고, 4년제 졸업자가 전문대 졸업자보다 취업률이 낮으며 고학력일수록 취업률이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취업 체감률은 이미 20%~30%를 넘어선 것으로 보여 청년실업 극복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기업 고용현장에서의 목소리는 다르게 나오고 있습니다. 막상 사람이 필요해도 채용할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구직자인 청년들은 갈 곳 없다고 아우성이고 구인자인 기업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 전형적인 구인구직 미스매치 현상인 것입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이러한 기이한 현상을 해소하고자 갖가지 청년실업대책 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 성적표는 실업률이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퍼주기 식 고용정책의 한계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을 지원금으로 해결 할 수 있다는 황금 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씁쓸한 결과이겠지요. 기업에는 무조건 채용하면 얼마를 보전해 준다는 식이나, 구직자에게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취업장려금으로 얼마를 준다는 식의 보상중심의 정책으로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의 결과밖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정책이 무언가를 변화시키려면, 그 메카니즘을 이루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변화를 시켜야할 것입니다. 즉 고용구조를 변화시켜야하고 그 변화된 구조를 작동시킬 수 있는 컨텐츠까지 변화시켜야하는 것이지요.

이제는 고용시스템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어야할 때입니다. 2013년부터 시행되어오고 있는 일학습병행제에서 그 해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스스로 자신들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맞춤형 인재양성시스템인 것입니다. 즉, 쓸 사람이 없다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기업 스스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여 쓰는 기업 맞춤형 채용시스템인 것입니다. 구직자는 당장 무엇을 할 수 없을 지라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기업에서 배우면서 취업도 이룰 수 있으니 지금까지 논란의 중심에 선 스펙 중심의 채용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제도인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고용정책이 성과에 따른 보상 형식의 지원 이었다면 본 제도는 기업이 고용유지를 위하여, 그리고 구직자가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변화 시키는 훌륭한 제도 인 것입니다. 기업은 스스로 자신들의 인재를 양성하여 쓸 만한 사람을 육성하고, 구직자는 자신들이 일하고 싶고 갖추고 싶은 능력을 채워줄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구인구직 찰떡 궁합의 제도인 것입니다.

이제는 누군가가 만들어서 주는 사람을 쓰던 시대에서 스스로 기업에 맞는 사람을 양성해서 쓰는 자력 갱생의 시대로 변화해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바탕에는 능력중심사회가 구축되어야한다는 대 명제가 있습니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이미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현장의 지식,기술 태도 등으로 기업 조직을 체계화하고 있습니다. 청년들도 이제는 스펙이 아닌 능력이 우선인 세상이 도래하였음을 깨닫고 본인들이 갖고 싶은 직업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능력을 채워주는 기업을 선택하여 찾아간다면 지금처럼 청년고용절벽의 지리한 논란은 사라지게될 것입니다. 인재를 원하는 기업이든,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든 새로운 패러다임인 일학습병행제에 빠져봅시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아닌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이 제도에 청년 고용절벽해소의 희망을 걸어봅니다. 청년실업·인재기근 해소는 일학습병제가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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