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형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와 우려

2015.01.08 09:51:47

윤건영

충북교총 회장/청주교육대학교 교수

드디어 충북에서도 혁신학교의 깃발이 올랐다. 10개의 행복씨앗학교, 20개의 예비학교가 선정되었고, 본격적인 집중 연수를 예고하고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 학교 조직문화의 민주적 절차 제도화, 교원 업무 경감과 교육에만 전념할 여건 조성, 교육 관련 당사자(교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들의 소통·참여와 협력체제 구축, 그리고 장기간 수천만 원의 예산 지원 등이 혁신학교의 핵심요소라고 한다.

일단 시작되었으니 좋은 결과를 이뤄 성공한 정책이 되길 빈다. 충북교육 발전의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타시도의 혁신학교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한층 발전된 새로운 학교 현장 변화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식기반정보화 시대에 성장 동력의 핵심기반으로 점점 강조되고 있는 교육체제 구축에 선도적 역할을 기대한다.

진화된 충북형 혁신학교 모델이 제시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김병우 교육감은 후보 시절에 충북형 혁신학교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하였다. 하지만 당선 후에는 혁신학교는 만들어가는 과정이지 충북만의 구체적인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교 현장마다 충북형 혁신학교의 모델이 드러날 것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개최하지 않는 것도 아쉽다. 이런 대형 사업의 경우 행정절차법에 따라 행정예고를 거쳐, 다양한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청회는 꼭 필요한 절차 중의 하나다. 이미 지난 5년 동안 6개 시·도의 500여 초·중학교에서 추진된 혁신학교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충북 교육 현황을 고려하여 발전된 충북형 혁신학교 모델을 모색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어야 했다.

선거에서 도민의 명령을 받았음을 강조하면서 일방적인 홍보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너무 서두른다는 비판도 있다. 2년 후 학력저하 여부를 평가해서 사업의 지속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학력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 어떤 기준이나 근거로 학력 변화를 측정할 것이냐에 대한 합의가 어려운 한계도 있다.

선정된 혁신학교에 인접한 일반 학교가 소외되고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혁신학교에 공모한 학교는 혁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산을 지원받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정말 혁신이 필요한 학교를 선정한 것이 아니고, 전략적으로 좋은 결과를 예상하며 우수한 학교를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몇 가지 유념할 사항이 있다. 우선 혁신학교를 추진하면서 기존의 충북교육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혁신학교가 충북 교육의 모든 것처럼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까지 꿋꿋하게 충북 교육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상처를 주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혁신학교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미 공교육에서 강조되고 있거나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지식기반정보화 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은 이미 1990년 후반에 출발한 7차 교육과정에서 시작되었고, 특히 2009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더욱 구체화되었다. 묵묵히 국가 교육과정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있다. 이미 미래를 대비하는 창의·인성 교육의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모범적인 학교들이 있다는 점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혁신학교의 모범 사례를 타시·도에만 의지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미 충북에도 혁신학교에서 강조하는 철학이나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이미 혁신학교에서 강조하는 핵심 사항을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혁신학교를 위한 각종 연수나 컨설팅 과정에서 우리 지역에 숨어있는 진주를 발굴하여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

최근에 서울, 경기, 전북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혁신학교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신중한 대처가 요구된다. 혁신학교 공모에 신청학교가 미달되고,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학교 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일반화할 경우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 마련의 한계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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