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개혁 통해 신뢰회복 나서야

2014.10.27 11:02:27

NH농협은 농민들과의 동행을 지향해야 한다.

농업인의 실익 증진과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자주적인 협동조직이기 때문이다.

한데 농업인과 소비자로부터 전적으로 신뢰 받지 못하는 농협, 고비용 저효율의 농협 행태를 보이고 있다. 농협의 브랜드 가치 하락과 도덕적 해이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 안타깝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NH농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총체적 부실 그 자체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의 국감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 임직원 수 대비 법인카드는 1.8명당 1개꼴로 집계됐다. 1개 카드당 4천만원, 임직원 1명당 기준으로 2천178만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꼴이다.

농협이 수입업자와 짜고 폐기 대상인 중국산 씨생강을 900여 곳에 달하는 농가에 판매했다는 사기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회 농해수위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역의 모 농협조합이 부정 수입업자와 짜고 중국산 불량 씨생강을 농가에 보급한 뒤 마진을 챙긴 의혹이 있다"며 "이 때문에 지역 농협만 믿고 종자를 뿌렸던 농가들이 수확기에 하늘만 쳐다보고 눈물을 삼키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이 제보 받은 사례는 지난 4월 한 지역농협은 부정 수입업자와 결탁해 중국산 불량 씨생강을 조합관할 874개 농가에 보급했다.

농협중앙회의 사업 다각화와 자회사인 NH개발의 건축공사 입찰에 대한 문제점도 국정감사에서 집중 추궁됐다.

농협은 신용·경제 분리 후 기존의 업무 외에 주유소업과 사료용종이포대업, 자동차 정비업, 꽃집, 장례식장 등까지 진출했다.

문제는 농협의 무분별한 확장 업종 대부분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해당된다는 점으로, 이를 제어하지 못하면 지방 영세사업자들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NH개발의 계약관련 법령 엉터리 적용 문제도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NH개발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계약예규와 다른 입찰방식으로 전국적인 원성을 초래했다. 지자체의 경우 지역제한 대상 금액을 100억원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NH개발은 50억원 미만으로 축소했다.

이럴 경우 NH개발이 발주하는 지역 내 건설공사에 해당지역에 주소지를 둔 중소건설업체가 참여할 방법이 사실상 봉쇄된다.

이미 농협중앙회가 충북·전북본부 통합청사 건축공사에 대한 입찰자격을 전국공개로 추진하다가 지역 건설업계의 '농협카드 불매운동' 등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백지화한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갈수록 농민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의 이런 행태는 국가 백년대계를 내다볼 때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농심(農心)을 대변해야할 농협이 농부들의 마음은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면 곤란하다.

스스로 뼈를 깎는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 한 농심의 반발을 부를 게 뻔하다. 국감에서 지적된 사안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젠 농민과 조합원을 우롱하는 일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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