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간호사가 없다 - 환자보다 경영이 우선인 병원

충북 도내 종합병원 대부분 충원 기피 현상
병상 2.5개당 간호사 1명인 1등급 병원 '전무'

2014.04.08 20:05:59

충북도내 종합병원 대부분이 경영비 절감을 이유로 법정 간호인력 충원을 기피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병원에서는 간호사 업무의 부족분을 의료법상 진료행위가 불가한 간호조무사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학병원보다는 중소병원이, 수도권보다는 지방일수록 심각하다.

현행 의료법을 보면 의료인으로 규정돼 있는 간호사는 환자 병세 관찰 및 보고, 투약 및 주사 등 진료업무 보조, 검체 채취 및 측정 등을 담당하며, 간호조무사는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에 따라 간호보조와 진료보조의 업무만 할 수 있다.

청주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 인력은 의료 서비스의 질과 직결된다. 확보된 간호 인력에 따라 수가를 차등지급하는 간호등급제가 시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제도는 병원 간호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간호사 1인당 병상 수를 기준으로 1~7등급을 매겨 등급이 높으면 가산점을 부과하고, 낮으면 입원료 삭감 등의 벌칙을 적용한다.

일반병동(종합병원 기준) 병상 2.5개당 1명의 간호사를 보유하면 1등급, 병상 3개당 간호사 1명이면 2등급, 3.5개당 1명이면 3등급이 주어진다.

최하 등급인 7등급은 간호사 1인당 병상 수가 6개 이상인 병원으로, 심평원의 입원료 보험급여지급 시 최소 2%에서 최대 5%의 감산을 받게 된다.

간호 3등급과 7등급인 종합병원의 입원비을 예로 들어보자. 3등급 종합병원 6인실 병상 기준 1일 입원비는 4만4천670원이다. 이 중 20%인 8천934원은 환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80%는 건강보험공단이 보전해주고 있다.

간호 7등급인 병원의 1일 입원비는 5%가 감산된 금액인 3만3천710원으로 환자가 6천742원을 부담한다.

이용자측면에서 보면, 3등급 병원이 7등급 병원보다 입원비가 조금 비싸지만 질 좋은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병원들은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4~5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청주만 봐도 1등급인 병원은 단 한 곳도 없다. 2등급 역시 마찬가지다. 그나마 3등급의 경우 충북대병원(상급병원 기준)과 청주의료원, 청주성모병원 등 3곳 뿐이다.

청주지역 한 개원의는 "고임금의 간호사를 더 뽑기보다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호조무사를 고용하는 병원이 많다"며 "간호조무사는 간호관리료 산정에 포함되지 않아 등급이 낮아지는 불이익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조무사를 쓰는 게 병원경영상 이득"이라고 귀띔했다.

종합병원 한 관계자는 "간호인력 부족현상은 전국의 종합병원이 겪는 문제"라며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간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했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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