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간호로봇 시범사업

보조요원 없이 운영 불가능
1억9천만원 들여 3개월만 운영
"애초부터 실용화 목적 없었다"

2014.03.19 20:06:40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이 지난 2008년 12월 청주 상당보건소에 배치한 간호로봇.

부족한 간호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고안해 낸 간호로봇 시범사업이 실용화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충북지식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서비스로봇 시장검증·시범서비스 사업' 공모에서 간호로봇 시범사업이 최우수 과제로 선정됐다.

정부와 충북도로부터 사업비 1억9천만원을 확보한 진흥원은 로봇의 실용성 검증을 위해 이해 10월 청주 상당보건소와 청원군 보건소 등 2곳에 간호로봇을 보급했다.

'헬로봇'이란 이름의 간호로봇은 스스로 움직이면서 환자의 맥박과 혈압, 체온,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점검할 뿐만 아니라 원격 영상진료도 가능했다.

그러나 간호로봇의 이같은 기능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을 뿐더러 진흥원의 계획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진흥원은 애초에 시범운영기간을 이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간 하기로 계획했지만, 실제 시범운영은 보름도 채 되지 않았다.

보조요원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했던 시스템도 문제였다.

간호로봇에 부착됐던 의료기기는 MP700 기종의 환자모니터링장치로 심전도와 혈중산소포화농도, 비관혈식 혈압, 맥박 등의 필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소형의 중저가 모델이었다.

그러나 보조요원 없이 로봇을 사용하기에는 심신노약자들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진흥원의 주장했던 영상상담기능은 구현되지 않았고, 간호로봇의 핵심기능인 자율보행은 보조요원이 키보드를 통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해서 오히려 짐만 됐다는 게 보건소의 설명이다.

시범운영 당시 상당보건소 관계자는 "하루 평균 20여명이 혈압과 맥박, 산소포화도 체크 기능을 사용했는데, 연결이 안 돼 혈당체크나, 당뇨검사, 심전도 등을 원격진료할 수 없었다"며 "로봇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했기 때문에 항상 사람이 따라다녀야 했다"고 했다.

이에 진흥원 관계자는 "애초부터 실용화할 목적으로 진행된 사업이 아니라 현실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려 벌인 사업이었다"고 해명했다.

/ 이주현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