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충북에 갑작스레 쏟아 부은 폭설로 많은 사고가 예상됐지만 의외로 차량정비소를 찾는 차량이 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주기상대 등에서 사전 예보를 충실히 한 덕분에 언론에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주지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눈은 다음날 오전 1시가 돼서야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10시간 만에 내린 양은 10.6㎝, 올 들어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청주기상대는 오후 5시를 기해 대설주의보를 발령했고 그날 밤 12시, 자정에 해제됐다.
1월 31일~2월1일 일기를 나타낸 전망도
ⓒ청주기상대 제공
청주기상대는 발해만에 접근하는 저기압이 원인이었다며 오후에 따뜻한 공기가 우리나라 남쪽 이동성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유입돼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대륙고기압의 찬 공기와 부딪쳐 저기압이 발달해 많은 눈이 내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폭설이 내리자 이날 청주 시내는 차량들이 거의 멈춰 서다시피 하는가 하면 외곽도로까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갑작스런 폭설로 많은 사고가 있을 법 했지만 청주 지역 차량 정비소마다 수리 차량이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는 지난 31일과 1일 사고 차량이 평상시보다 늘지 않고 오히려 10% 감소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현대자동차 정비사업소도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예년 폭설 때처럼 늘지는 않았다.
그밖에 지역 내 카클리닉 등 정비소에도 사고 차량이 평상시 수준을 유지, 이번 기습적인 폭설로 인한 사고 차량 증가는 없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일찍이 언론에서 폭설에 대한 예보를 접한 시민들이 대부분 차량 이용을 자제한 것 같다"며 "차량을 세워두면서 내려간 기온 때문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 수리는 있었다"고 했다.
실제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사는 회사원 이모(44)씨는 "약속 시간을 조금 늦춰 차량을 집에 주차시킨 뒤 택시를 이용해 참석했다"며 "회사 동료는 아예 차를 두고 퇴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고 발생이 증가하지 않은 데는 기상대 예보가 한 몫 해, 그동안 예보가 맞지 않는다는 비난이 상쇄됐다.
기상대 관계자는 "해마다 폭설로 차량 사고가 많았는데 이번에 큰 피해가 없었다니 다행"이라면서 "앞으로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정확한 예보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이정규기자 siqja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