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처장 왈가불가 보다 체육회장 바꾸는 게 순서"

이시종 지사, 충북도체육회 개혁의지 표출
3일 이사회 내정자 임명동의 결과 주목

2011.05.02 20:48:21

"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순수하게 체육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사람인데, 체육인들은 사무처장이 체육회를 대표하고 모든 것을 관장하는 것처럼 과장된 표현을 쓰고 있다."

"체육회를 끌고 있는 수장은 체육회장이 하는 것이고, 체육회 사무처장 인선을 가지고 왈가불가 할 게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체육회장을 바꾸는 게 순서일 것 같다."

이시종 지사가 2일 도청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최근 불거진 도체육회 사무처장 인선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이는 비공식적인 발언이지만 '도체육회를 개혁 하겠다'는 이 지사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도는 지난달 26일 공석 중인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에 홍승원(58) 진천부군수를 내정했다.

도는 이 때 내정배경에 대해 "그간 전문체육인 3~4명과 도청 국장급 4~5명, 부단체장급 2~3명 등을 대상으로 심도 있게 검토했다"면서 "전문체육인은 현재 공직에 재직 중이라서 제도상 겸직이나 휴직 등의 사유로 인해 전임직인 사무처장 임명에 적합하지 않았고, 국장급은 모두 공로연수가 1년 이내 남아 있어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도는 그러면서 공무원 근무연장 관행을 탈피하기 위해 근무기간이 2년 이상인자를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서기관(4급) 출신이 체육회사무처장으로 내정된 것은 처음 있는 사례다. 이전에는 일부를 제외하곤 이사관(2급) 출신들이 대부분 임명됐다. 도 체육회에 대한 개혁의 신호탄으로 받아 들여 진다.

이번 이 지사의 의지는 단순히 홍 신임 사무처장 내정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무처장직이 고위 공무원의 근무연장 수단으로 활용됐던 관행을 탈피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미 낙점된 사무처장에 대한 연봉을 기존 8천여만 원에서 6천여만 원으로 대폭 삭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는 8월께 체육회 사무차장직을 아예 없애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 중에 있다. 자연스레 체육회 이사진 등의 교체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체육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현재 고령인 이사진이나 대의원들은 직접적인 관여보다는 후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처장 내정에 앞서 6·2지방선거 당시 캠프에 있던 측근들과 정당에서 정치적 입김을 불어넣으며 일부 인사를 추천했고, 학교체육에 몸담아오다 정년을 마친 인사들이 정관계와 체육계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여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향후 정치적인 부담감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지사는 지역 체육계를 이끌 능력과 구성원간 화합을 이룰 수 있는 덕목을 갖춘 전문체육인 출신의 인사가 사무처장을 맡아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이는 홍 신임 처장의 임기가 만료된 뒤 지역에 리더십과 덕망 등을 갖춘 체육인이 있다면 사무처장 자리를 체육인에게 내줄 뜻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러 정황을 미뤄볼 때 이 지사의 도 체육회에 대한 개혁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

이 지사는 3일 체육회 이사회를 주재해 홍 신임 사무처장에 대한 임명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도체육회 가맹경기단체회장단협의회 등 일부 지역체육계 인사들은 지난달 27일 낮 긴급회의를 갖고 낙하산 인사를 철회할 것으로 촉구했다.

이들은 '집단사퇴' 카드라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당연직 충북도체육회장인 이 지사를 압박했다.

개혁의 카드를 꺼내 든 이 지사가 일부 지역체육계 인사들의 의지를 돌파할 수 있을 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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