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심화...중개업체 900여곳 난립

과도한 수수료.결혼후 문화차이 문제

2007.07.18 09:50:38

대형 중개업체의 출현으로 악화된 영업환경과 국제결혼중개가 고수익을 거두면서, 국내결혼만 중개하던 업체들이 대거 국제결혼으로 이동하면서 국제 결혼은 대규모의 단체관광형 맞선과, 정형화된 속성절차에 의해 성혼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높은 중개료를 통해 안정적인 이윤 확보 가능해지면서 결혼중개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특히 중개업은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되는 ‘자유업’으로 현재 900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개업체를 통한 국제결혼 대부분(94%)이 돈을 지불하고, 비용부담자는 절반정도가 남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교단체를 통한 국제결혼에서도 거의 절반정도가 돈을 지불한다.
일반적으로 중개업체를 통한 결혼과정은 모집, 상담단계, 맞선, 결혼단계, 입국단계, 정착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중개업체를 통한 문제점
중개업체들은 남성을 모집하기 위해 모집광고에 송출국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광고내용을 게재하여 국제결혼 송출국과의 외교적 마찰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 모집방법은 성혼자 인맥, 인터넷 홈페이지, 벽보.플래카드, 생활정보지 광고, 신문광고 등이다.
특히 길거리와 인터넷 광고를 통해 ‘신부보증제’,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가능’, ‘만남에서 결혼까지 7일’, ‘베트남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등 여성 비하적이고 인권침해적인 광고문 게재하고 신부보증제(신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도망을 갈 경우 다른 여성을 소개 시켜 주거나, 결혼비용의 일부를 돌려줌)를 시행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인권 침해적인 중개절차
한국 결혼 중개업자와 각 나라 브로커들의 위계화된 하청 구조에 의해 여성을 한국으로 이주시키는 국제결혼 중개 시스템 구축해 대량 또는 속성의 결혼중개 시스템으로 인한 자율적인 배우자 결정권의 침해하고 있다.
심지어 남성이 한 시간 안에 적게는 20~30명, 많게는 200~300명의 베트남 여성중에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맞선절차 진행하고 있다고 베트남과 필리핀의 이주노동자센터는 밝히고 있다.

△남성의 입장에서 본 국제결혼 과정
등록(입회수속, 면접) → 관광형 현지맞선(수수료 1,000만원내외 지급) → 데이트 및 결혼식(7일 이내) → 결혼비자 발급 → 신부입국 및 정착순으로 이어진다.

또 중개과정이 비용지급자인 한국 남성의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결혼 당사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도 빈약(통역서비스의 미비)하고, 부정확(나이, 직업, 초혼 재혼여부, 학력, 경제력, 가족상황 등)해 여성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렵고,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보교환이 곤란하다.

베트남 한 여성은 “맞선을 볼 때 통역자가 남편이 기계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고 한달 수입이 200만원이라고 하였는데, 결혼 후 한국에 와 보니 남편이 공사장 일용직 노동자이며, 몽골여성과 결혼을 했었는데 그 여성이 자해소동을 벌여서 이혼한 경력이 있는 것을 알았다고 응답하는 등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차별시정위원회, 베트남 필리핀 실태조사, 2005)
피해사례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발생
혼인 신고시 베트남 법률이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건강진단서 대신 여성의 처녀성이나 출산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 검사를 받는 여성이 많다.
많은 한국 또는 현지 중개업체들은 결혼 후, 출국 전까지 여성의 이탈을 막고, 다른 남자와 사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해진 장소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중개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수취
남성이 지불하는 결혼 비용에 비해 부실한 중개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결혼과정에서 제공되는 통역, 결혼식, 여성에 대한 교육 등은 매우 부실하며, 배우자 선택이 완료된 이후에는 간단한 사전 또는 회화 책자만을 제공한다.
결혼비용은 대상국에 따라 상이하나 베트남의 경우 850만~1천200만원 정도가 소요되고 이와는 별도로 지참금 명목으로 100만원 정도 지불되나, 여성이나 부모에게 전해지는 돈은 현지업체와의 계약에 의해 소액(한화로 약 12만원~30만원)에 불과하다.
결혼비용중 베트남 현지중개업체에 지급되는 비용은 약 400만원 정도로 업체에서는 비용으로 여성모집, 기숙, 결혼, 등록 등 모든 현지비용 및 현지업체 중개비용이 충당한다. 나머지 비용중 남성의 여행경비를 제외한 금액은 한국 중개업체의 수익으로 귀속된다.
#결혼 후 생활상의 문제점
언어소통의 문제와 생활전반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불편을 겪거나 가정이 파탄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각종 정보와 자원, 취업으로부터도 소외당하고 있다. 여성결혼이민자 50%이상이 기초생활보장제도 자체를 모르고, 23.6%가 건강보험 가입이 안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사회복지서비스 제공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86% 이상이며,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39.2%로 복지부 실태조사(2005) 결과 나타났다.
부부간 대화 언어는 주로 한국어이나 재중 동포 이외에 일본, 베트남 등 출신 여성의 한국어 실력은 현저히 낮으며, 시부모와 주된 갈등요인도 언어소통과 문화적인 차이(45%)로 발생하고 있다.

#자녀양육 환경 취약
상당수 여성결혼이민자 자녀들은 부모의 낮은 경제와 사회적 지위, 언어 문화 교육방식의 차이 등으로 가정 학교교육에서 문제 드러내고 있다.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자녀들은 또 언어 발달 지체 및 문화 부적응으로 인해 학교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며,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반대로 폭력성 또는 과잉행동장애(ADHD)를 보이는 등 정서장애도 나타나고 있다.
교과서를 비롯한 교재와 교사들의 태도가 다문화주의를 포용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차별’과 ‘배제’ 때문에 아동들이 조기에 사회적 소외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결혼이민자 자녀 가운데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17.6%로 나타났고 이유는 엄마가 외국인이라서(34.1%), 의사소통이 잘 안되서(20.7%) 등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소수
전체 여성결혼이민자 가구 중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구가 50%를 넘어섬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는 13.7%에 불과하다.
또 최저생계비 이하인 전체가구는 52.9%, 18세 미만의 아동이 있는 가구는 57.5%, 경제적 이유 때문에 끼니를 거른 경험이 있는 경우도 15.5%로 나타났고, 여성결혼이민자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60% 수준이나 그중 생계유지 목적(51%), 자녀교육비 충당(17%)이 많고, 취업직종은 음식점 종업원 등 서비스직(52%)이 가장 많다.

#가정폭력과 불화 등으로 이혼 급증
돈을 매개로 이루어진 상업화된 결혼으로 시댁과 친지의 비우호적인 환경, 남편의 정서적 불안정 등 때문에 가정폭력과 불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 또는 이상 성행위자, 습관화된 폭력 등으로 결혼에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 사람이 국제결혼 시장에 유입돼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인 배우자를 철저히 통제하고, 성적학대의 양상과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체류 등 신분상의 불안
여성결혼이민자는 한국국적 취득 전까지 외국인 신분이므로 국적취득 전에 이혼하면 본국으로 귀국하거나 불법 체류자로 전락 가능성이 있다.
또 남편이 일방적으로 신원보증을 해지 할 수 있다는 점을 빌미로, 가정폭력으로 쉼터에 피신하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를 억압하고, 이혼에 의한 간이귀화 신청시 전(前) 배우자의 귀책사유를 입증하기가 어려워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는 사례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편견
다문화주의 전통이 없는 우리나라는 순혈주의 중시 풍토로 여성결혼이민자에 대한 편견 및 차별 존재하고 있다.
우리국민들은 여성결혼 이민자에 대해 비정상적인 가족 등 사회문제의 원천으로 보는 시각 잔존하고 있는데다 불쌍하다고 보는 시각, 또는 무턱대고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예단하는 시각, 위장 결혼자가 대다수라고 보는 시각 등의 편견이 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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