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빙하는 줄줄 녹는데 물부족 국가는 ‘여전‘

때아닌폭설등기상이변…희귀식물도멸종위기

2007.05.29 08:17:03

#빙하 급속히 녹지만 대책 전무

남.북극 다음으로 많은 물을 담고있는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환경 재앙이 예상되지만 이에 대비한 주변국의 연구조차 없다.
히말라야 산맥 주변국과 기상전문가, 그린피스 등의 환경단체에 따르면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연 평균 10-15m씩 녹아 내리면서 그 속도가 가장 빠른 상태며, 특히 인도 지역의 가장 큰 빙하인 강고트리 빙하는 매년 30m 이상 녹고있다. 문제의 강고트리 빙하는 28㎞에 걸쳐 형성돼 있다.
지난 1842년 첫 측정이 이뤄진 강고트리 빙하는 1935년부터 1971년까지 연 평균 18.8m씩 줄어들었으나 근래들어 그 수치가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해 실질적인 대책 수립은 물론 1970년대 이후에는 지속적인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히말라야 인도 지역을 덮고있는 7천여개의 빙하 중 극히 일부만 관찰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2002년 3월에 관련 연구를 내놨지만 강고트리 빙하의 변화와 그에 따른 갠지스강 영향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대책이 포함돼 있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와 같은 빠른 속도로 빙하가 녹으면 가뭄이나 홍수, 산사태 등의 증가를 걱정해야 할 뿐만아니라 하천의 퇴적물이 쌓이면서 수력발전소 가동에도 차질이 생겨 전력공급에 대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카트만두 62년만에 첫 눈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지난 2월 14일 62년 만에 첫 눈이 내렸다. 네팔의 기상당국은 강한 안개와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45분가량 눈이 내렸으며 이로인해 국내선 항공기의 발이 묶였다고 밝혔다.
기상당국은 그러나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 눈이 쌓이지는 않았다면서 13일부터 계속해 내린 비가 눈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네팔은 고산지대 국가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온난화, 산악인들에게 새로운 위협

온난화로 빙하가 녹은 물이 고인 호수의 수와 크기가 점차 확대되고, 날씨 예측도 어려워지면서 등산활동은 물론 현지 주민들의 생활도 제약하고 있다.
앙 체링 네팔산악협회장은 “정상 정복에 나선 등반 팀들은 최근 새로운 위험을 경험하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가 이런 위험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년간 셰르파로 활동해온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산악 지대의 날씨를 예측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며 “과거 눈이 내리지 않던 계절에 폭설이 내리거나 눈이 많이 오던 계절에 전혀 눈이 오지 않는 경우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기후는 산악인들의 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05년 10월 프랑스 산악인과 네팔 셰르파 등 18명이 팀을 꾸려 네팔 서쪽 강구루 산 정복에 나섰다가 산사태로 전원 사망한 사건은 예측 불가능한 날씨 때문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기후 변화는 기상 통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네팔 수문기상국에 따르면 네팔의 평균 기온은 매년 0.06℃씩 상승한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온난화로 인해 북부 히말라야에서 최근 빙하가 녹는 속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빨라졌고 50∼60년 전에는 없던 빙하 호수도 여럿 등장했다.
이로 인해 강을 따라 형성된 마을과 수력발전소 등이 홍수 피해를 입을 우려가 높아진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지역 수자원 고갈 등 영향도 우려된다는 것.
유엔환경계획(UNEP)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네팔에만 3천252개의 빙하가 존재하고, 빙하호수도 2천315개나 된다. 이 가운데 26개가 홍수 발생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ㆍ네팔서 동사자 속출

인도와 네팔에서 혹한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네팔 칸티푸르 방송은 인도와의 접경지대인 테라이 평원에 닷세째 짙은 안개가 낀 가운데 시라하와 바라 지구에서 밤새 8명이 추가로 사망하면서 올 겨울 동사자가 22명으로 늘어났다고 지난 1월 4일 보도했다. 이들 사망자는 모두 테라이 평원에 사는 빈민과 노약자들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병원에는 추위 관련 질병을 앓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인도와의 국경지대 800㎞에 걸쳐 있는 테라이 평원은 본래 아열대성 기후로 온난한 겨울을 즐겨왔으나 올해는 최저 섭씨 6도까지 떨어지는 이상기온을 보이고 있다. 인도 북부 지방에서도 추위가 2주째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33명으로 늘어났다.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는 모호바 지구에서 밤새 3명의 노숙자가 숨지면서 사망자가 32명으로 증가했고 인근 하르야나주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이날 새벽 수도 뉴델리의 수은주가 섭씨 6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라자스탄주는 올 겨울들어 최저 기온인 섭씨 1.9도를 기록했다.
인도에서는 통상 겨울에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동사자가 발생하기 시작해 매년 수 백명이 죽는데 지난해에도 200여명이 사망했다.
#1천792종의 약초 사라질 판

네팔에 서식하는 7천여 종의 식물 가운데 1천792종이 약초로 사용되고 있다.
S.바랄과 P.P.쿠르미 등 2명의 식물학자가 공동으로 펴낸 책자에 따르면 전통의학이나 현대의학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는 이들 약초 가운데 야생은 1천577종, 재배되는 것은 235종이다.
D.P.바두 삼림ㆍ토양 보전 담당 국무장관은 이 약초들이 네팔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한 뒤 “하지만 아쉽게도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약초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네팔정부의 대책

심각한 내전을 겪고 있는 네팔은 정부에서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카투만두의 환경운동가 샤넬씨는 “정부가 현재 전쟁중이어서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외국의 환경단체 등에서 네팔의 지구온난화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경고를 하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상정 네팔대사는 “네팔정부의 불안한 정국으로 대기오염이나 지구온난화 등에 투자하는 예산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유엔이나 외국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는 일부 있다”고 말했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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