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한파 등이 몰고 온 물가 쓰나미는 저소득층의 밥상까지 덮쳤다. 이들의 무료급식을 책임지는 복지시설은 연일 싼 식자재를 구하느라 아우성이다.
OECD의 1월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식품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6%나 올랐다. 34개 회원국 가운데 단연 1위다. OECD 평균 식품물가 상승률은 2.6%였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도 4.1%로 4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 2.1%의 두 배에 달했다.
그 중 구제역 직격탄을 맞은 축산물의 가격 상승률이 어마어마했다. 대규모 살처분 매몰로 공급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최근 "2월 축산물 가격 상승률이 전월 대비 8.7%로 관련통계를 작성한 1985년 1월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돼지고기는 1개월 만에 18.8%나 올라 지난 1984년 4월 28.7% 이래 2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조류 인플루엔자 타격을 입은 닭고기도 한 달 만에 11%나 올랐다.
한파 탓에 몇 달 째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채소값도 여전히 오름세다.
이 같은 식자재값 폭등은 정해진 사업비로 무료급식사업을 하는 복지시설을 강타했다.
현재 저소득층 무료급식 사업을 위탁·운영하는 청주지역 복지시설·기관은 모두 10곳. 하루하루 싼 식자재 구입에 정신이 없다.
현양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식자재값이 아무리 올라도 1식 3천원에 맞춰야 해 어려움이 많다"라며 "고기와 채소 모두 최대한 싼 것으로 구입하고 있다"고 했다.
구제역 탓에 우유가 두유로 바뀌어 들어온 적도 있으며, 과일 종류의 부식도 부쩍 줄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식료품을 기부 받아 저소득층에게 다시 제공하는 '푸드마켓'도 물가 폭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6월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에 문을 연 푸드마켓은 올해 들어 기부물품이 눈에 띄게 줄었다.
주로 업체의 잉여식품이 기부돼 왔는데, 원자재값 폭등 타격을 입은 업체들이 잉여물량을 최대한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를 할 물품조차 없단 얘기다.
청주시푸드마켓 관계자는 "식자재값 폭등으로 저소득층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상황에선 기부단체나 업체를 더 개발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끝>
/ 임장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