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표씨가 딸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닦고 있다. 송 씨의 딸은 연쇄살인범 안남기의 마지막 피해자다. 안은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자 이에 불복,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강현창 기자"안남기에 대한 사형집행으로 사회 정의가 구현되길 바랍니다."
연쇄살인 택시기사 안남기(41)가 붙잡힌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12월22일 안의 첫 항소심을 참관한 송석표(56)씨는 "아직도 '아빠 뭐해'하며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딸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송 씨의 딸(여·25)은 안의 마지막 희생자였다.
안은 지난 3월26일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모 쇼핑센터 앞에서 송 씨의 딸을 태운 뒤 현금 7천원을 뺏고 살해했다. 안은 이 외에도 지난 2004년 10월6일 연기군 전동면에서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A(여·23)씨와 지난해 9월26일 청주 무심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B(여·41)씨의 살인혐의로 1심에서 사형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송 씨는 "사형을 선고하면 뭐하느냐"며 "집행을 안하다보니 내가 낸 세금으로 안남기 같은 범죄자들이 잘 먹고 잘 자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항소심에서 안의 국선변호인은 '개인적 사정'으로 사임서를 제출했다. 송 씨는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안을 변호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안은 변호인도 포기한 항소심 재판에서도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었습니다. 사형판결을 받아도 집행을 안하니 무서운 게 없는 거겠죠"
송 씨는 극악무도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법 집행을 물렁물렁하게 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을 일치감치 잡지 못한 경찰에 대한 섭섭함도 나타냈다.
안이 저지른 3건의 살인은 모두 청주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안을 잡은 것은 대전경찰이었다. 대전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청주경찰은 송 씨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수사상황을 물어봤다.
송 씨는 "딸의 실종신고를 접수받고 귀찮아하는 담당 경찰관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며 "딸이 죽기 전에 안을 잡지 못한 것도 원망스러운데 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그런 전화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시는 내 딸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으려면 경찰 수사도 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