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까지만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그의 재선을 의심하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로 끝났다.
선거패인에는 세종시, 4대강 사업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나라당에 돌아선 민심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 지사 입장에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 후폭풍으로 당선 일보직전에서 분루를 삼킨 후 두번째 쓴잔을 마신 셈이다.
정 지사 본인도 지난 3일 선거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 문제를 중심으로 반 한나라당 정서가 강했던 것 같다"며 "세종시 수정안인 나오면서 충청권의 정서를 자극해 강한 바람이 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낙선을 두고 지역에서는 안타깝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그가 지난 4년간 '경제특별도'라는 기치아래 열정적으로 추진해 왔던 투자유치사업이 동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충북은 23조 유치라는 어마어마한 투자유치실적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숫자놀음일 뿐 피부에 와닿지 않는 공허한 얘기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민선 출범 이후 충북에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몰리고, 투자를 한 것은 처음이다.
더욱이 정 지사는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오송첨복단지가 올해말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되면 충북이 동북아 바이오메카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파, 오송메디컬그린시티라는 후속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등 충북의 중장기 미래를 위해 자신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재선에 실패함으로써 이같은 계획은 일정 부분 궤도수정이 불가피하게 됐고, 후임 이시종 당선자가 그 부분에 대해 어떤 밑그림을 그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지사는 이와관련 "후임 지사가 정우택의 전철을 밟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좋은기업을 많이 유치했으면 좋겠다"는 우회적인 말로 아쉬움을 표했다.
어쨌튼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게 된 정 지사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행정가에 앞서 정치인인 그가 다시 어떤 모습으로든 정치권에 복귀할 것이라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19대 총선 청주 상당 출마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비록 도지사로서는 경제특별도의 완성을 보지 못하게 됐지만 정치인으로서 화려한 부활을 위해 다시한번 날갯짓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