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자는 며칠 전 청주대학교에 취재차 방문했다가 황당한 상황과 마주해야 했다.
기자는 도내 대학들을 소개하는 시리즈 기사를 쓰기 위해 지난 주 월요일 청주대학교 대외협력실에 학교 소개 자료, 사진 및 총장 인터뷰 등 취재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그러자 전화 받은 직원이 "잘 알겠다. 곧 연락을 주겠다"고 해서 기다렸으나 그날은 아무 연락이 없었다.
다음날인 화요일 오전에 다시 전화를 걸어 "나는 수요일까지는 취재를 하고 목요일에는 원고를 넘겨야 한다. 귀교가 취재에 응하지 못한다면 미리 연락을 줘야 내가 다른 학교를 취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부서의 어느 정도 간부인 듯한 그 직원은 "지금 보고를 받았다. 이따 오후 2시까지는 가부간에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할 수 없이 또 기다렸으나 그날은 물론 그 다음날인 수요일 오전이 다 지나도록 학교측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기자는 '총장은 일정이 바빠서 인터뷰가 어려운 모양이니 실무 직원들을 상대로 취재를 하고, 항상 준비돼 있는 학교 홍보 책자 등 자료를 받아서 기사를 작성했야겠다'고 생각하고 수요일 오후 직접 학교를 찾아갔다.
대외협력실에 들러 신분을 밝히고 취재하러 왔다고 했더니 직원 한 사람이 "우리 학교는 이번에 신문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며 "자료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총장님 인터뷰는 안해도 된다. 학교를 홍보하는 기사를 쓴다는데 왜 자료조차 줄 수 없다는 것이냐·"고 되묻자 "충북에서 우리 청주대학교를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신문에 학교를 소개하는 기사가 나가면, 오프라인으로 그 신문을 읽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터넷에 올라 전국 각지, 전 세계에서 두고 두고 검색되는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간과한 모양이다.
아무튼 학교 홍보하는 일로 월급을 받아 살고 있는 사람 입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어이가 없었다.
또 기자가 "내가 다른 학교라도 취재해야 하니 미리 말해달라고 했는데 왜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었느냐·"고 하자 "오늘 오전에서야 이번 취재요청에는 응하지 않기로 결정나서 그렇게 됐다"고 대답했다.
요즘은 기업체건 대학이건 생존과 발전을 위해 자신들을 홍보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론의 취재요청에 정성을 다해 응해주고 있다.
또 지금은 전국의 대학들에서 등록금내기가 어려워 휴학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고, 신입생을 한 사람이라도 더 유치하려고 총장, 교수, 동문들까지 일선 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학교 설명회를 여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리고 막대한 등록금으로 유지되는 교육도 서비스산업이어서 공급자 측은 학생, 학부모, 지역 주민 등 교육수요자들의 요구를 면밀히 살피고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응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예의와 품격을 완성시켜야 할 청주대학교가 홍보 기회를 스스로 거절하고, 의사결정은 늦고, 지역 주민(독자)을 대리해서 취재하는 언론사 기자와의 약속을 몇 차례나 일방적으로 어기는, 오만방자한 구태를 아직도 못버리면서 '중부권 최고의 명문대학 글로벌 비전 2020' 운운하는 것은 낯간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