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3일 청주상당공원에서는 농민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농업경영인 충청북도연합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지회 등 농민단체들이 주최한 '벼 수매가 보장, 쌀 생산비 보장, 쌀 소비대책 촉구를 위한 충북도 농업인 긴급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농민들은 정부의 쌀값정책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올 수확기 벼를 전량수매하고 벼 수매가를 보장할 것', '공공비축물량을 58만 t 수준으로 확대할 것', '인도적 차원의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할 것' 등 10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농민들이 이렇게 강한 불만을 표현하고 나선 이유는 추곡수매가가 지난해에 비해 17~20%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곡 40kg들이 1등급을 기준으로 지난 2007년 4만8천773원이었던 추곡수매가는 지난해 5만4천500원으로 11.7%가 인상됐으나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17.4%가 낮아진 4만5천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거진 것이다.
농민들은 또 그동안 대북지원을 통해 재고 쌀이 일정 부분 소화돼왔으나 대북지원 중단으로 인해 쌀 재고량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올해 추속수매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농민단체가 밝힌 쌀 비축량 대비 대북지원 추이를 분석해 보면 2005년에는 쌀 비축량이 67만6천t, 대북지원량이 50만t 이었으나 2006년에는 쌀 비축량 72만t, 대북지원 10만t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쌀 비축량이 60만9천t 이었음에도 한톨의 쌀도 북한에 지원되지 않으면서 올해 6월말까지 정부 비축 쌀 재고량은 91만4천t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도내에도 공공비축미의 경우 2005년 8천400t, 2006년 3천400t, 2007년 2천500t, 지난해 5천900t이 각각 비축돼 있었다.
농민들의 불만은 지난달 15일 진천군 이월면 내촌리에서 '쌀값대란 해결을 위한 2009전농충북도연맹 하반기 투쟁선포식'을 갖고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들녘에서 벼를 갈아 엎는 행사를 가진 것을 비롯, 19일에는 음성 지역 농민들이 삭발을 하며 정부가 쌀값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21일에는 농협충북지역본부에 13t의 조곡을 쌓아놓고 야적투쟁을 벌였으며 30일에는 청원군청에서도 야적시위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진천군의회(의장 신창섭)는 지난달 30일 제 187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쌀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 수립 촉구 건의문'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진천군의회는 "기초자치단체별 농협 수매가격이 차이가 날 경우 농업인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천군의회는 올 공공비축미 매입량으로 농가희망량 전량 매입과 매입가격 현실화, 정부의 장기적인 쌀 수급상황 판단을 통한 종합대책 마련, 국내·외적 요인을 분석한 대외국가에 대한 현물원조 등 안정적인 농업소득 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김규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