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정비업체 '고객은 봉'

현대차 청주서비스센터, 수리비 허위 청구

2009.08.30 18:43:16

얼마 전 현대자동차 청주서비스센터에 차량 수리를 맡긴 최모(39·직장인)씨는 매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차량수리내역서를 받아보니 교환되지 않은 부품을 교환했다고 턱하니 기재해놓은 것이다.

하마터면 '바가지'를 당할 뻔했으나 최씨는 수리된 차량을 꼼꼼히 살펴본 덕에 다행히 피해를 면했다.

최씨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센터 측에 항의하니까 '작업과정에서 실수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면서 "다시 부품을 교환해주긴 했지만 개인 업체도 아닌 현대차가 직영하는 서비스센터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충북지역 자동차 정비업체들의 '바가지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 중견그룹의 정비센터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까지 자동차 전문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을 속여 수리비를 과다하게 청구하거나 정상적인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충북지역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업체와 분쟁이 생겨 도움을 청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소비자단체를 찾는 피해자 대부분은 수리비용과 수리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한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고 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피해사례로는 정비업체에서 교환이나 수리하지도 않은 부품을 마치 한 것처럼 속이는 행위와 교환시기가 안된 부품을 교환하고 '바가지요금'을 청구하는 행위 등을 들 수 있다.

차량 고급화에 따른 부품 값 상승으로 차량수리비가 오르면서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자비부담보다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수리하고 있다.

보험사에서 차량 수리 견적부터 비용부담까지 모든 업무를 처리하다보니 운전자들은 '보험사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차량수리내역과 비용에는 관심을 덜 갖는 실정이다.

하지만 보험처리 경우 수리비용을 보험사측이 부담하더라도 이는 결과적으로 보험가입자들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져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루 수백 건 이상의 교통사고를 처리해야 하는 보험사입장에서도 대형사고가 아닌 경미한 접촉사고의 경우 수리업체에서 청구하는대로 보험금을 지급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보니 상당수 정비업체가 사고 자동차를 수리하면서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비순정부품을 사용하고도 순정부품을 사용한 것처럼 가격을 과다청구하고 있다.

김모(여·34·직장인)씨는 "청주 한 정비업체에 차량수리를 맡기려하자 업체 측에서 '현금은 30만원, 보험처리는 58만원'이라고 말했다"면서 "'가격이 왜 다르냐'고 묻자 '보험처리를 하면 좀 비싸다'는 말도 안되는 대답을 했다"고 전했다.

일부 업체는 심지어 멀쩡한 차량을 고의로 파손하고 수리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한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사고차량을 유치하기 위해 차량 1대당 20만∼30만원의 견인료를 지불한 뒤 보험사로부터 과다하게 받은 보험금으로 이를 보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보험사 관계자는 "고객과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정비업체의 횡포가 심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관계기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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