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구균은 건강한 사람들의 코와 목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상주균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폐렴 등 폐질환을 일으킨다.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사망자 2명도 신종플루 감염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폐질환이 발병, 사망했다.
'폐렴백신이 신종플루를 막아준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폐구균백신을 접종하거나 희망하는 시민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최근 폐렴백신 접종이 평소에 비해 3∼4배 이상 급증하면서 확보해놓았던 백신이 동 났다.
병원 관계자는 "폐렴백신을 맞으면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 탓에 폐렴백신 접종이 크게 늘고 있다"며 "확보해뒀던 물량이 모두 소진돼 현재 제약사에 30개를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청주의료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료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폐렴백신 접종이 폭주하면서 이른바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접종을 희망하는 환자들이 줄지 않아 제약사에 추가 물량을 신청했지만 필요한 물량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청주성모병원도 평소에 비해 폐렴백신 접종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물량이 바닥난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
폐렴백신은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면역력 저하 환자에게만 효과를 나타내는 백신으로, 감염경로가 다른 신종플루와는 무관해 폐렴백신 접종은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익명을 요구하는 청주의료원 한 전문의는 "폐렴은 세균성 감염이고, 신종플루는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감염경로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적다"고 말했다.
그는 "폐렴백신이 65세 이상 노인층 등 폐렴 취약계층 환자들에게는 효과를 줄 수는 있어도 신종플루를 예방하는 데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건강하고 젊은 사람은 폐렴에 대한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폐렴백신 접종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