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 국가보조금 줄줄 샌다

공무원 묵인 속 편취·횡령 잇따라

2009.08.12 19:36:26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 공무원의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인해 '줄줄' 새고 있다.

보조금이 '눈먼 돈'으로 인식되면서 관련 사업자나 농민들의 편취사건이 잇따르는 데다 감독의무가 있는 공무원까지 연루되고 있어 보조금 관리체계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마을공동사업 책임자가 건립 되지 않은 시설을 완공한 것처럼 속여 수천만원의 보조금을 챙기는가하면 일부 공무원들을 이를 알고도 묵인해줬다 적발됐다.

청주상당경찰서는 12일 공사금액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정부 보조금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청원군의 한 정보화마을운영위원장 P(57)씨 등 2명을 사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를 알고도 묵인한 청원군 행정직 6급 공무원 L(47)씨 등 2명과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준 건설업자 5명을 사기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P씨는 2007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마을공공 판매시설을 신축하면서 공사업자와 짜고 금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보조금정산신청서를 제출, 보조금 3천300여만원을 가로채는 등 4개 보조금 사업에 같은 수법으로 6천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다.

L씨는 P씨가 공사 착공을 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보조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청주지검 영동지청은 농민에게 4천500그루의 옻나무 식재 보조금 500여만원을 주면 현장 확인 없이 보고서를 꾸민 옥천군청 공무원 K(52·6급)씨 등 3명을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옻나무 식재량을 부풀려 부당하게 보조금을 타낸 농민 L(45)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같은 국가보조금 횡령사건은 사회복지분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청주시는 최근 감사를 벌여 청주청소년 참사랑쉼터에서 시설입소생 교복 부당 구입, 직원 보수(미근무자) 부당 지급, 각종 대가 계좌입금 미이행 등 모두 11건에 1천500여만원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

지난 3월 충북도는 사회복지 분야의 보조금 지급실태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13명에게 모두 920만원이 행정 착오로 잘못 지급된 사실을 적발, 회수했다.

이처럼 보조금 집행에 문제가 생기는 데는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공무원들이 정밀조사 등을 거치지 않고 형식상 검토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이 불법사실을 알고도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가하면 심지어 묵인까지 해주다보니 매년 보조금 편취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보조금이 부당하게 지급된 사실이 뒤늦게 알아도 회수조치가 까다롭다 보니 묵인해주는 경우가 생긴다"며 "담당 공무원들의 현지확인 및 지도감독 등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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