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장애 극복한 웃음 전도사 최명숙씨

2007.04.19 20:25:57

웃었다. 그 다음엔 더 크게 웃었다. 또 박수소리도 컸고, 다음엔 그 소리도 더 컸다.
‘박장대소(拍掌大笑)’였다.
증평군 도안면 화성리 도안제일교회에서 매주 화요일 열리는 노인대학 강의가 있던 지난 17일.
“눈은 놀란 토끼눈, 코는 킹콩코, 입은 붕어입처럼 내미세요.(호호) 혀를 맛있는 알사탕처럼 하고 좌로 30회, 우로 30회 돌려보세요.”
이날 50여명의 할머니.할아버지는 국제레크리에이션협회 강사인 최명숙(50.여.증평군 증평읍 송산1리)씨의 ‘웃음치료와 건강박수’ 특강시간 내내 건강박수를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했다. 또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란 말도 있다. 이날 노인대학은 그런 분위기 그대로였다.
이날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웃음전도사’ 최씨는 지체장애 3급이다.
결혼하고 3년 뒤인 1986년 6월 장마철 어느 날. 최씨는 병원을 찾았다가 넘어지면서 다리가 부러졌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깁스를 풀었으나 최씨의 오른쪽 무릎은 부어올랐고,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최씨의 무릎 관절은 더 이상 나아지지 않았다.
최씨는 “살아 있을 가치가 없어 죽어야 겠다는 생각도 가졌지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다시 마음을 되돌리곤 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오랜 방안생활을 털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게 된 데는 2003년 8월 증평군 설치가 계기가 됐다.
최씨는 여성회관 여성강좌 1기생으로 수강했고, 이후 버스시간에 맞춰 군에서 실시하는 각종 강좌와 특강에 수강신청을 했다.
또 증평문화의집을 비롯해 늘푸른아동센터, 은빛마을, 청주 여자교도소와 서부사회복지관, 전북 전주 작은샘골공동체 등에서 웃음을 전달해 온 최씨.
그는 2005년 3월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난해 7월에는 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에 이어 지난달에는 동화구연 자격증도 땄다.
최씨는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서 이론을 배운 뒤 요즘은 청주의 한 보청기 회사에서 실기위주의 웃음 교육을 받고 있다.
10년 뒤에는 ‘스마일 퀸’이 되고 싶다는 최씨는 “지금도 나사 하나 풀고 있지만 앞으로 (나사를)하나 더 풀고 싶다”며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유병택 도안제일노인대학 교무부장은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남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최씨의 긍정적인 삶이 어르신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최씨의 웃음 강의에 흠뻑 빠져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좋은 사람 많이 만나서 도움을 받아 고맙다”며 “입은 은덕을 사회에 환원하는 마음으로 웃음을 잃지 않고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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