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건설업계도 위기다

2025.04.21 16:49:04

[충북일보] 대흥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개시됐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18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오는 9월 4일까지다.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충북건설업계의 비극이다.

*** 대흥건설 법정관리 개시

최근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역대급이다. 연초부터 '4월 위기설'이 나돌았다. 최근에는 '7월 위기설'이 새로 등장했다. 올해 이미 면허를 자진 반납하거나 등록 말소된 '부실' 주택 건설업체 수가 역대 최대다. 미분양이 쌓이면서 경영난이 악화한 여파다.

대흥건설의 어려움은 자금 유동성 악화에서 비롯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은 수익성 악화를 부른 최대 원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수요 감소의 원인이 됐다. 금융기관 차입금에 대한 원리금 부담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주요 사업현장의 준공 지연은 곧 채무 인수로 이어졌다.

충북도내 건설사 폐업은 이어지고 있다. 해를 거듭하며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문을 닫은 도내 종합건설사는 모두 9곳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3곳 증가했다. 최근 3년간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77곳에 달한다. 도미노 부도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계점에 봉착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대흥건설 사례는 많은 걸 시사한다. 건설업계의 역대급 불황의 그늘을 그대로 전해준다. 대흥건설은 2023~2024년 2년 연속 충북 내 공사 실적 1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업회생은 채무 과다로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에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건설업은 그동안 고용 창출과 내수 진작의 견인차였다.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고, 지역경제의 20~25%를 책임졌다. 아파트 같은 주택과 건축물, 도로와 지하철 같은 토목 등 생활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간산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상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정도로 어려움이 심하다.

건설업 침체는 고용시장에도 직격탄이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한때 전체의 10%(250만 명)에 육박했다. 그런데 지난달 6.7%(194만 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철강과 시멘트, 레미콘 등 관련 후방 산업도 휘청거리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의 절반인 임시·일용직 종사자에게 미치는 충격은 더 크다. 건설업계도 이제 새 판을 짜야 한다.

건설업은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건설업을 계속 낡은 산업으로 놔둬선 안 된다. 생활 인프라(SOC)에 기반을 둔 신성장 산업으로 바꿔야 한다. 충북에선 영동양수발전소 건설이 판을 바꿀 절호의 기회다.

*** 건설업 패러다임 바꿔야

6월 새 정부가 출범한다. 누가 새 대통령이 되건 변하는 건 없다. 어느 곳 하나 위기를 말하지 않은 곳이 없다. 한 마디로 먹구름 속이다. 모든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경제엔 순환주기가 있다.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다. 나쁠 때가 있으면 좋을 때가 있다. 침체가 있으면 호황도 반드시 있다.

건설업계 상황은 심각하다. 최악을 막기 위해선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남은 힘이 아닌 새 힘으로 뛰어야 한다. 새 다짐으로 나서야 한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반면교사 해야 한다. 건설업 위기에 왜 비상벨이 울리지 않았을까. 제대로 살펴야 한다.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는 없다. 기회는 언제나 준비된 자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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