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로 비행 승객들이 기내 반입 물품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4일 청주국제공항 발권창구 입구에 기내 위험물 반입금지 물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지난달 발생한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로 비행 승객들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화재 원인으로 휴대용 보조배터리가 조심스럽게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는 배터리 관련 안내를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청주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여행객들은 보조배터리를 기내 가방에 잘 챙겼는지, 비닐팩에 넣어야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었다.
제주도로 여행간다는 박은서(29)씨는 "늘 평소처럼 기내 수화물에 넣다가도 혹시나 싶어 들고있는 작은 가방에 챙겼다"며 "지퍼백에 넣어야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어떻게 하는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명확한 발화원인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리튬 보조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승객들의 고민은 더 깊어진 셈이다.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기준은 통상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국제항공운송협회(IATA)규정을 따른다.
국가나 항공사별로 대체로 비슷한 수준에서 운영되는 가운데 100Wh 미만은 특별한 반입 제한이 없는 편이다.
국내 항공사는 1인당 최대 5개로 제한하고 있으며, 100Wh이상~160Wh 미만은 1인당 최대 2개로 항공사 승인이 필요하다. 160Wh 이상은 반입이 불가능하다.
항공사를 포함한 항공업계는 배터리 관련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대부분 투명한 비닐팩에 보조배터리를 담는 방식을 권고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승객 당사자가 직접 갖고 있을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에어부산은 탑승 전 승객들에게 '지퍼형 비닐 팩에 보조배터리를 소지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하고 있으며, "보조배터리, 전자담배를 포함한 전자기기는 선반에 보관할 경우 화재의 위험이 높으니 반드시 소지하시기를 바란다"는 문구의 기내 안내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기존 기내 방송과 더불어 발권카운터, 출발 게이트 앞에서도 '보조배터리를 몸에 소지하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할 것'을 추가 안내하고 있다.
지역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보조배터리가 명확한 원인이라 규정지을 수 없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분명 있다"며 "다만 일반 짐과 달리 불이 날 수 있는 기기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관련 규정이 생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효성도 있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3일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조사에 들어갔다.
사조위, 프랑스 사고조사당국(BEA), 관계 전문기관(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과학수사대, 소방)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은 현장감식 사전회의를 진행한 후 오전 10시부터 합동현장감식을 시작했다.
수집된 증거물 촬영과 목록작성 분류·육안 분석 등이 이뤄졌으며, 증거물들은 사조위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시설 등으로 이송해 세부조사와 정밀감식을 받게 된다.
사조위는 완료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초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거물에 대한 감식 결과는 향후 사고조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공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