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시 - 조장鳥葬

2025.02.03 15:08:28

조장鳥葬
     안춘화
     충북시인협회 회원



눈 쌓인 골목길
누군가 먹다 버린 족발 한 짝이
어디론가, 천천히,
가고 있다

살아서는 밟아본 적 없는 눈

가고 싶은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다리 사이를 지나
우리 없는 세상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낮게 날아가던 참새 떼
모여들어
족발이 외롭지 않게
마지막 한 점까지
공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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