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올려도 울상
요금인상률은 22.2%로, 기본요금 1천800원에서 2천200원, 거리요금 175m당 100원에서 150m당 100원이다. 교통정체 등에 따른 시간요금도 42초당 100원에서 36초당 100원으로 바뀌었다.
택시업계의 어려움과 유가, 소비자물가 등의 상승이 인상배경이다.
하지만 요금인상으로 '수혈'을 받게 된 택시기사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돈벌이가 어려운 터에 요금인상 후 손님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
이모씨는 "기존 운행량만 일정히 유지된다면 수입이 좀 늘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버는 돈은 비슷하다"며 "요금이 20% 인상된 만큼 손님도 20% 줄었다"고 푸념했다.
올 들어 하락됐던 LPG요금도 다시 오르면서 택시기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1천53원하던 LPG요금은 올 2월 84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 896원으로 뛰었다.
한 택시회사 관계자는 "요금인상으로 택시업계의 어려움이 해소되지는 않는다"며 "시나 정부에서 인상된 가스요금을 지원해주던가 아니면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라지는 '교복족'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에 사는 김모(17·청주여고 2년)양 등 2명은 열흘 전까지만 해도 매일 택시로 등·하교했다. 4천원∼4천500원 나오는 택시요금은 둘이서 똑같이 부담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택시비가 5천원을 훌쩍 넘자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택시요금이 인상되면서 이른바 '교복족'이 사라지고 있다.
인상 전만 해도 학생 개인이 부담하는 택시요금(1천800원)이 버스요금(1천원)보다 저렴했던 게 사실이다. 이에 2∼4명씩 함께 택시를 이용하는 교복족이 많았지만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택시기사들의 이구동성이다.
한 개인택시기사는 "그동안 택시 이용객의 절반이상이 중·고교생이었다"면서 "하지만 요금인상 후 3∼4일 지나자 등교시간대 택시를 타는 학생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리운전 때 아닌 호황
영업사원인 김모(31)씨는 거래처 관리를 위해 1주일에 평균 3일은 회식을 한다.
김씨는 회식이 있을 때는 승용차를 회사에 두고 택시로 이동한다. 김씨가 회식장소에 갔다 귀가한 뒤 다음날 출근하는데 지불하는 택시요금은 평균 7천원.
대리운전비용보다 저렴한 탓에 택시를 이용해 온 김씨는 지난주부터 아예 회식자리에 차량을 끌고 간다. 대리운전비용(8천원)이 요금인상 후 1만원 가까이 드는 택시비보다 덜 들기 때문이다.
대리운전업계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인상된 택시요금보다 대리운전기사를 통해 이동하는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보니 이를 찾은 직장인 등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청주 모 대리운전업체 대표는 "택시요금이 인상되면서 대리운전을 이용해 귀가하는 손님들이 전달에 비해 30%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 하성진기자 seongjin9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