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다 믿음직한 안전 지킴이

"부모님·친지들 못 찾아 죄송하지만 보람있어"

2009.01.22 15:46:07

매해 설날마다 근무를 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봉사하는 이창민 소방교(사진 오른쪽)와 김근성 소방사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규철 기자
설을 앞두고 대부분 사람들은 고향에 간다는 기대에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명절을 반납하고 근무하는 숨은 봉사자들도 있다.

청주동부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에서 119구급대원으로 근무하는 이창민(38) 소방교와 김근성(31) 소방사. 이들은 매년 설날이면 어김없이 근무를 하게 되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번 설날에도 예년과 똑같이 근무 하게 됐다. 그러나 불만은 없다. 시민안전지킴이라는 더 큰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창민 소방교는 괴산군 칠성면 태성리가 고향이다. 지난 2002년 1월 소방관에 투신한 이후 집안에서 장손이자 장남임에도 명절 때마다 고향에 가지 못해 어른들에게 늘 미안하다. 그러나 더 큰 어른인 충북도민들을 위해 안전지킴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이 소방교의 소방관 입문과정도 재미있다. 일반 직장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소방차의 출동광경을 보고 묘한 희열을 느낀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지금은 자신이 출동을 하면서도 희열과 긴장감을 즐길 정도로 직업에 대한 긍지가 높다.

그래도 명절 때만 되면 언제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무뚝뚝한 성격 탓에 찾아뵙지도 못하면서도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말도 못하고 명절을 지내는데 필요한 비용만 드리고 있다.

김근성 소방사는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졸업과 동시에 소방관으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처음에는 교대근무를 하는 것이 적응이 안돼 힘들었지만 지금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을 모른다"며 오늘도 미소를 짓는다.

지난해 4월 결혼해 아직 신혼인 김 소방사는 "아내도 직장에 다녀 저녁에만 만날 수 있는데 한 달 중 절반 밖에 만날 수 없어 미안하다"며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 소방사의 고향은 진천군 진천읍 연곡리다. 군 복무 때부터 계속 명절 때마다 고향에 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명절 때만 만날 수 있는 친지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하는 것이 죄송하다.

동부소방서 소방관들은 대개 하루 12~15번 출동을 하면서 시민들의 애환을 함께 나누고 있다.

이 소방교와 김 소방사는 "혼자있기 외로워서 신고를 했다는 분도 있고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 하려고 신고했다는 분도 있다"며 주변인들의 관심 부족을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야간 신고의 절반이상이 주취자와 음주사고인데 이들로 인해 급한 환자를 이송하지 못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꼭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119구급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주의해 달라"고 각별히 부탁했다.

이들과 같은 숨은 봉사자가 있기에 시민들은 평온한 설 명절을 맞게 될 것이다. 설날을 앞두고 시민안전을 다짐하는 두 소방관의 모습이 믿음직하다.

/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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