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설이 겁난다"

고환율에 건어물·과일 등 두배 이상 올라

2009.01.22 13:40:07

설 쇠기가 두렵다지난해와 비교해 워낙 많이 오른 물가에 설 차례상 장보기가 두렵다는 주부들이 많다. 한 대형할인매장을 찾은 주부가 물건을 고르고있다.

ⓒ김태훈 기자
22일 오후 청주 용암동에 있는 한 대형할인마트. 주부 김연화씨(35·청주시 영운동)는 한숨을 쉬었다. 설을 앞두고 장을 보러 나온 김씨는 엄청나게 뛰어오른 물가에 겁이 난 탓이다.

정씨는 "차례상에 올릴 사과의 경우 지난 설에 개당 800원에 산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2천160원으로 1.5배나 올랐다"며 "값이 오르지않은 물건을 찾기 힘들다. 주부 입장에선 장 보기가 너무 겁난다"고 말했다.

제수용품 가격이 대형할인마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재래시장도 마찬가지다. 청주육거리시장을 찾은 북문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씨(45)는 요즈음 재료 값이 너무 올라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1년 전에 비해 식재료 구입비가 20~30% 정도 올라 식당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하소연이다.

극심한 불황속에도 물가는 고공(高空)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등이 일제히 떨어지고 있는데도 식품과 세제 등 생필품 가격은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奇現象)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달걀, 양파, 멸치 등은 지난 해 1월에 비해 가격이 최고 30%나 올랐다.

차례상에 올리는 배와 단감등 과일의 경우도 각각 20% 이상 올랐다. 식용유는 예년에 비해 30%정도 오르고, 설탕은 15%정도, 세제와 휴지 등 주요 필수 생활용품도 각각 20%, 10%씩 가격이 뛰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여파로 올해 설 차례상 비용도 올랐다. 농협 청주물류센터등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 해보다 오른 13만원선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례상에 반드시 오르는 명태, 도라지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래시장, 대형마트 할 것 없이 물가가 치솟고 있는 것은 고환율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수입산 건어물, 과일은 고환율 여파로 두 배 이상 값이 뛰었다. 육거리시장에서 건어물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먼 바다에서 잡아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명태포, 말린 새우 가격이 요즘 들어 거의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세제, 샴푸 등 일상용품 가격도 고환율 영향을 받고 있다. 농협청주물류센터 박상영주임은 "지난해 상반기 원자재 가격인상이 제조 원가에 반영됐고 하반기부터 환율 급등으로 인해 수입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율과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달걀도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올랐다. 산란계 역시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를 먹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상반기에 오른 국제 곡물 가격의 여파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삼겹살(100g)과 생닭(1마리 1.2㎏)은 지난 해에 비해 7%와 34%가 각각 올랐다.

농협 물류센터 박주임은 "설을 앞두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있다"며 "돼지고기는 사육 두수와 수입량이 줄었고 생닭은 지난해 AI 여파로 대량 살(殺)처분되면서 공급이 줄었다. 명절을 앞두고 돼지고기와 닭을 찾는 소비자는 늘고 있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홍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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